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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유기 왜곡” 中 네티즌·정부 발끈

[2006-12-15, 06:05:01] 상하이저널
입력: 2006년 12월 14일 15:14:16
중국 정부가 최근 고전(古典) 속 등장인물을 패러디한 작품들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당 대외선전 간부는 “중국 고전 등장인물을 패러디한 게임 등을 인터넷에 게재했을 땐 사이트 관리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대를 초월한 중국의 명작을 패러디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으며 도덕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고전의 패러디물에 대해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중국 고전을 각색한 드라마·영화 작품을 내놓고 있는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지 계열의 산케이신문은 14일 중국 고전의 패러디가 향후 당 간부 등 정치인물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일본 후지TV가 방영한 코믹 드라마 ‘서유기’(사진)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원작에서 크게 벗어났으며, 중국 문화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올해 1월에 첫 전파를 타며 평균 23.2%라는 높은 시청률을 올린 ‘서유기’에서는 삼장법사 역을 여배우(후카츠 에리)가 맡고 있다. 과거 시리즈에서도 가끔 여배우가 삼장법사로 나왔으나 최근 인터넷 보급망 확산으로 중국 내에서 ‘일본에 의한 문화왜곡’이라는 반일감정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중·일간 문화적 차이가 표면화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후지TV가 드라마 ‘서유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정, 중국에서 촬영을 시작하자 중국 네티즌들의 반일감정은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의 한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는 응답자 80%가 “촬영에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는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소수이지만 “중국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다”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찬성파도 눈에 띈다.

중국의 한 주간지는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고전을 각색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며 문화적 가치관의 차이를 설명했다. 또 영화 촬영에 협력하고 있는 상하이전촬영단도 “젊은층을 끌어당기기 위한 일본적인 수법”이라며 이해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비난은 영화 ‘서유기’의 중국 내 촬영을 허가한 국영TV로도 향하고 있다. “국가의 적이다” 등 다소 과격한 항의글이 쇄도하고 있으며, 손오공역으로 열연했던 한 중국 유명 배우는 “민족이 자랑하는 고전이 짓밟혔다”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결국 자국민들의 이러한 과민반응이 중국 공산당을 움직였다고 산케이신문은 보고 있다. 아울러 전통문화 보호를 명목으로 인터넷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결국 국제적인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도 있어 중국 당국도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서유기’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에선 일본 기업과 공동 제작중인 만화영화 ‘관공(關公)’에서 관우의 이미지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적잖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삼국지 등 중국의 역사문화자원을 자꾸 일본에 빼앗기고 있다는 박탈감에서 비롯된 이 논쟁은 사학계와 학술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디어칸 고영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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