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허스토리 in 상하이]东方卫视 유선 TV

[2021-05-28, 00:13:50] 상하이저널

15년 전 상하이에 처음 왔을 땐 집집마다 스카이 라이프가 설치돼 있어 한국 방송을 쉽게 볼 수가 있었다. 한국에서 상하이로 이삿짐을 보내고 다음날 상하이에 도착했을 때 텅텅 빈 집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보낼 수 있었던 이유도 한국 방송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잘 나오던 방송이 갑자기 끊겨 나오지가 않았다. 업체에 연락을 해 보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업체가 시청료만 받아 챙겨 도망을 갔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었다. 이 일을 계기로 신랑과 상의 끝에 더 이상 한국 방송을 보지 않기로 결정하고 중국 유선방송(东方卫视OCN)을 보기 시작했다.  

때는 바야흐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됐고 하루 종일 올림픽 경기가 중계됐다. 그런데 중국 방송이다 보니 중국 선수들의 경기만 중계되고 한국 선수들의 경기는 중국팀과 붙었을 때만 볼 수 있었다. 답답해도 너무 답답한 노릇이었다.  

올림픽이 시작된 지 3일쯤 되었을 때 남편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한국 방송을 신청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업체를 알아보았다. 그 새 업체의 판도는 인터넷 방송으로 바뀌어있었다. TV에 셋톱박스를 설치하면 실시간 방송은 물론 다시 보기까지 볼 수 있었다. 가격도 예전보다 많이 저렴해진 상태였다. 그렇게 셋톱박스를 설치하고 애국심 발휘하여 열심히 응원을 하며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고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한국 방송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10여년 전 그날처럼 또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업체에 연락을 해보니 서버가 고장이 나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계약기간이 3개월 정도가 남은 상태였다. 처음엔 남은 계약기간까지 새로운 방송을 보여줄 것처럼 얘기하더니 며칠 지나니 다시 1년을 계약해야 방송을 계속 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새로 연결된 방송은 가격도 비싸고 화질도 별로여서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기다 사장님의 태도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은 계약 기간 동안만이라도 제대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주던 환불을 해주던 해야지, 갑자기 1년 신청을 안 하면 방송을 끊어버리겠다고 하시니 어이가 없었다. 신청할 의사가 없으니 환불을 해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은 정말 안 볼 수 있겠냐며 재차 의사를 물었다.  

K-DRAMA, 전 세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시대다. 나는 가차 없이 한국 방송을 끊어 버리고 다시 중국 유선방송을 신청했다. 예전엔 집주인이 아니면 방송 신청을 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임차인도 신분증하고 집 계약서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물론 외국인도 가능하다. 보증금 100위안, 1년 시청료 276위안. 다시 보기 기능까지 신청하면 180위안 추가.  

10년 만에 중국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니 강렬한 빨간색이 눈을 사로잡는다. 올해는 또 공산당 성립 100주년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예능 프로에도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아이돌들이 많이 나와 반가웠다. 한국 드라마 챙겨보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이젠 중국 방송까지 챙겨 볼게 생기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아줌마 이야기> 코너가 올해부터 <허스토리 in 상하이>로 바뀌었습니다. 다섯 명의 필진들이 상하이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상해한국상회 회장 선거 12년만에 ‘..
  2. 스타벅스, 중국사업 지분 매각설에 “..
  3. 상하이 디즈니랜드, ‘전동 휠체어’..
  4. 中 가짜 다운재킷 7만벌 적발… 거위..
  5. 초등학생 폭행한 경찰에 中 누리꾼 ‘..
  6. 골드만삭스 “트럼프, 대중국 실질 관..
  7. 中 산업용 로봇 밀도, 독일·일본 제..
  8. 중국 게임 '오공' 게임계 오스카상..
  9. 걸어서 특별 행정구로… 홍콩, 마카오..
  10. 현대 도시 풍경과 우리 독립운동 역사..

경제

  1. 스타벅스, 중국사업 지분 매각설에 “..
  2. 골드만삭스 “트럼프, 대중국 실질 관..
  3. 中 산업용 로봇 밀도, 독일·일본 제..
  4. 중국 게임 '오공' 게임계 오스카상..
  5. 상하이 부동산 시장 활황, 11월 중..
  6. 콰이쇼우, 3분기 이용자 수 4억 명..
  7. 화웨이, 역대 가장 강력한 Mate7..
  8. 팀 쿡, 중국 재방문 “중국이 없으면..
  9. 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날개달다'..
  10. 샤오미, 이젠 ‘스마트 가전’ … 우..

사회

  1. 상해한국상회 회장 선거 12년만에 ‘..
  2. 상하이 디즈니랜드, ‘전동 휠체어’..
  3. 中 가짜 다운재킷 7만벌 적발… 거위..
  4. 초등학생 폭행한 경찰에 中 누리꾼 ‘..
  5. 상하이의 아름다운 밤하늘 누비는 ‘헬..
  6. 上海 아파트 상가에 ‘펫 장례식장’..
  7. 상하이 소비쿠폰 발행 ‘순삭’…막상..

문화

  1.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2. [책읽는 상하이 261] 우리가 ‘항..

오피니언

  1.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2.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3.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4.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6] 차가운..
  5. [무역협회] 기술 강국의 독주? AI..
  6. [상하이의 사랑법 19] 사랑은 맞춤..
  7. [박물관 리터러시 ③] 천년 전 고려..
  8. [허스토리 in 상하이] 시(詩)적..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