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상하이 국가회전중심(国家会展中心, NECC)에서 개막한 ‘2019 상하이 국제 모터쇼’의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페라리는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고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초호화 차량에 대한 주문 소식도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19일 해방망(解放网)에 따르면, 개막한 지 3일이 지난 상하이모터쇼의 올해 초호화 자동차 판매량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터쇼에 참여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낙관적이 않다”고 입을 모은다.
상하이모터쇼는 2년 마다 열리는 중국 최대 규모의 모터쇼로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올해 페라리는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에 이어 상하이모터쇼에도 참석을 거부해 중국 최대 모터쇼의 권위를 실추시켰다. ‘페라리의 형제’로 불리는 마세라티는 난처한 입장이다.
현장 판매원들은 올해 자동차 주문 현황이 결코 좋지 않고 관람객 또한 과거만큼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한다. 벤틀리는 이번 모터쇼에 400만~700만 위안(6억 8000만~11억 9000만원) 상당의 초호화 차량을 전시했으나 현재까지 소량만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고가인 롤스로이스 팬텀 스페셜 에디션은 단 한 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1400만 위안(23억 75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팬텀과 양측에 자리잡은 700만 위안(11억 9000만원)대 차량의 총 주문수를 합쳐도 한 자릿수에 머무르면서 과거 판매량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모터쇼는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晴雨表, 청우계)로 여겨진다. 이에 지난해 고속 성장을 기록한 초호화 차량 시장이 올해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 침체 가운데 고급 차량, 초호화 차량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롤스로이스 전세계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한 비중은 20%로 성장률 40%를 기록하면서 유럽을 넘어섰다. 폭스바겐 산하의 벤틀리도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누적 매출 2969대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맥라렌의 중국 매출은 무려 122.5%나 급증했다.
업계 인사는 “지난해 초호화 자동차 매출이 크게 오른 데는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사전 구매, 초호화 차량 브랜드의 가격 인하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은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인사는 “증치세 인하로 초호화 차량 가격이 더욱 떨어질 수 있으나 중국의 배기량 규제 정책이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받을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기업 자금이 보편적으로 타이트해 호화 소비 성장 동력이 이미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재희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