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游园活动

[2019-01-03, 14:17:02] 상하이저널

큰 아이가 졸업했고, 지금 현재 작은아이가 다니고 있는 로컬 초등학교는 매년 연말이 되면 ‘游园活动’이라고 해서 반마다 재미있는 게임과 음식을 준비하고, 전 학년 학생들이 돌아다니면서 게임도 하고 음식도 사먹는 그야말로 아이들에겐 놀이동산 못지않게 신나는 날이다. 나 또한 큰 아이가 입학하던 해부터 올해까지 쭉 8년동안을 한 해도 빠짐없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큰 아이가 입학을 하던 해 담임선생님은 이날 와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냐는 부탁해왔다. 선생님이 부탁하시니 뭔지도 잘 모르고 흔쾌히 하겠노라고 답변을 드렸다. 1학년때 시작된 김밥과 떡볶이는 큰아이가 졸업하는 5학년까지 고춧가루만 바뀔 뿐 똑같은 레시피로 5년을 이어갔다. 

 

한 번은 좀더 중국아이들 입맛에 가깝게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고춧가루를 줄이고 케첩을 넣어봤다. 같은반 중국아빠는 자기가 먹어본 떡볶이 중에 최고라며 엄지척을 보여준 반면, 같은반이었던 한국 아빠는 떡볶이맛이 뭐 이러냐며 이건 한국식 떡볶이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날 떡볶이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가 저 매운 떡볶이를 먹었다며 친구들한테 자랑을 해댔다. 이미 학교에선 많은 한국엄마들이 음식을 담당하고 있었다. 잡채, 불고기, 김치전, 떡, 어묵 등. 중국엄마들은 한국엄마들은 어떻게 이렇게 다 요리를 잘하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둘째가 입학한 후엔 각자 반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던 것을 1층 식당을 아예 음식구역으로 정해놓고 모든 학년이 전부 이곳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게 됐다. 각 반에서 했을 땐 그 층에 있는 몇 몇 반만 눈에 보였는데 한 곳으로 모이니 어느 반이 뭘 하는지 한눈에 보였고, 이 때부터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됐다. 

 

난 아직도 작년의 풍경이 생생히 기억이 난다. 놀이동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커다란 솜사탕 기계, 극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커다란 팝콘 기계, 큰 상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소시지 기계까지…. 덕분에 신이 난건 아이들이었다. 솜사탕 줄은 끝이 없었고, 팝콘도 쉴새 없이 뿜어져 나왔다. 나도 내 음식을 다 팔고 구경을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보니 할아버지 한 분이 설탕을 녹여 용이며 나비며 옛날 길거리에서 ‘뽑기’해서 먹던 그 노란 사탕을 만들고 계시는 게 아닌가! 아마도 손주 때문에 오셨으리라. 연탄불에 녹인 설탕이 정교한 손놀림에 금새 용이며 나비로 탄생했고, 그걸 받아 든 아이들은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너무나 행복해 했다. 

 

‘이거 갈 수록 장난이 아닌데….’


나도 매운 떡볶이에서 작년엔 궁중떡볶이로 나름 변화를 줬는데 왠지 밀려도 한참 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 해는 작은아이 생일 때 만들어 환영을 받았던 불고기 버거를 만들었다. 불고기 굽는 냄새가 식당전체를 꽉 채웠고, 빵집을 하시는 같은 반 엄마가 만들어온 빵에 불고기를 넣어 2위안에 파니 금새 완판됐다. 우리반 아이들한텐 돈을 받지 말라는 둘째 아이의 요구에 따라 반 아이들이 오면 눈치껏 햄버거를 하나씩 찔러주니 그 재미 또한 쏠쏠했다. 사실 말이 완판이지 공짜로 찔러준 햄버거가 상당수였다. 

 

이제 내년 한 번만 더 하면 이 행사도 끝이다. 이 아이들을 언제 다 키우나 싶었는데 내년엔 졸업반이라니. 아이들 덕분에 나 또한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생긴 셈이다. 둘째아이 행사사진을 모멘트에 올렸더니 먼저 졸업했던 엄마들이 그때가 생각나고 그립다며 많은 댓글을 달아주었다. 학교 연말행사를 끝으로 이렇게 또 한 해가 다 갔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반장엄마(erinj12@naver.com)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초코러버’를 위한 상하이 핫초코 맛집 hot 2019.01.18
    ‘초코러버’를 위한 상하이 핫초코 맛집 1. 100년 전통 프랑스 과자점 ‘안젤리나(ANGELINA)’ 핫초코 하면 이 곳을 빼 놓을 수 없다. 1903년에 프랑..
  • [전병서칼럼] 2019년 중국경제 어디로 가나? hot 2019.01.05
    경기하강 막는데 주력 2019년은 중국이 건국이래 70년이 되는 해이고 중국이 공산당창당 100주년인 2021년을 코앞에 둔 해이다. 중국은 3월 양회의..
  • 새해에 즐기는 체험형 이색 전시 hot 2019.01.05
    몰입식 테마 체험전, ‘진지한 동물원’沉浸式主题体验展 “正经动物园”규모 900평방미터 이상의 대형 체험전 ‘진지한 동물원’이 상하이에서 첫 선을 보인다. 수백 만..
  • [교육칼럼]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hot 2019.01.04
    #1. 원시 시대유발 하라리의 에 의하면, 고대 수렵 채집인들은 개인 수준에서 볼 때 역사상 가장 아는 것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 [코트라]중국 화물무역 규제조치 및 인증 2019.01.03
    □ 중국 화물 수입 현황 ㅇ 중국 화물 수입규모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추세임. 2018년 1~10월, 수출 총액은 2조500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약 12.6..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3.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4.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5. 中 입국하면 즉시 휴대폰 불심검문?..
  6. 中 청소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경기..
  7.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8. 다종뎬핑, 올해 '필수 맛집'은 어디..
  9.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10.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경제

  1.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2.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3. 시가총액 9조 하이난항공, 하루 만에..
  4. 베이징, 첫 주택 선수금 30→20%..
  5. 동남아로 눈 돌리는 中 반도체 기업…..
  6. 中 2분기 신규 주택 공급 전월 대비..
  7. 10대 증권사가 바라보는 하반기 A주
  8. 中 여름방학 관광 열기 고조…항공권·..
  9. 中 상반기 택배량 800억 건 돌파…..
  10. 2030년 중국 자동차 글로벌 점유율..

사회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3.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4. 中 입국하면 즉시 휴대폰 불심검문?..
  5. 中 청소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경기..
  6. 다종뎬핑, 올해 '필수 맛집'은 어디..
  7. 전국적으로 수포성 전염병 비상
  8. 판다 기지에 애완동물 몰래 동반한 관..
  9. 중학교 한 반에서 2명이 뇌 수막염으..
  10. 中 언론 “신입생 부족한 韓고교, 중..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43] 줄리언 반스..
  2. [책읽는 상하이 244]돌봄과 작업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2. [상하이의 사랑법 14]사랑이 식었을..
  3.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4. [무역협회] 신흥 산업 발전, 중국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