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최근 자칭린 중국 정협주석의 측근이 비리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이번에는 같은 상하이방 출신 황쥐 부총리 일가와 가까운 기업인과 상하이시 간부가 뇌물사건으로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칭린 정협주석이나 황쥐 부총리는 모두 장쩌민 전 주석의 인맥으로 분류돼는 상하이방 인사들이다.
이와 관련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내년 가을에 열리는 17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장쩌민 전 주석측 인사를 정리하고 자신의 지도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경제지 21세기 경제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쥔이(祝均一) 상하이시 노동과 사회보장국장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관계당국에 긴급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쥔이 국장에게 뇌물을 주고 거액의 공공자금을 대출받은 혐의로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 회장도 연행돼 격리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두사람은 황 부총리의 부인인 위후이원(余慧文) 상하이 자선기금회 부회장와 황부총리의 여동생 황시(黃昔) 푸둥(浦東)발전그룹 부총재와도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비리와 관련된 정보는 우관정(吳官正)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비리와 관련해서는 후진타오 주석에게 직접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
우관정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장쩌민계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후진타오 주석과 칭화대 동창으로 후 주석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현대판 포청천'으로 불릴 정도로 부패척결에 앞장서며 스스로도 매우 청렴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상하이시의 각종 고속도로 운영권에 사들이면서 현재 중국내 최대 자산규모의 민영교통그룹으로 성장했다.
장회장은 특히 지난 2002년 32억위안을 투자해 상하이-항저우 고속도로의 30년 경영권과 수익권을 획득하자 고위층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으며 대부분의 사업 확장을 공적자금 대출을 통해 이뤄왔다는 점에서 막후에 상당한 정치적 실력자가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회장은 재산이 6년만에 3천만위안(약 36억원)에서 136억위안(약 1조6천억원)으로 크게 늘면서 올해 경제잡지 '신차이푸(新財富)'가 선정한 중국 46위의 거부로 꼽혔고 상하이 공상연합회 부회장직도 갖고 있다.
현재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장 회장이 주 국장에게 거액의 뇌물을 전달하고 시의 사회보장기금을 자신의 회사에 대출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 황 부총리 일가와도 연관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 수사를 철저한 비밀로 부치며 보도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민일보나 신화통신등에서도 관련 소식이 보도되지 않고 있으며 인터넷 검색에서도 제목만 나올 뿐 관련 보도 내용이 차단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 정협주석의 핵심측근인 류즈화 전 베이징 건설담당 부시장이 전격 해임됐다.
류즈화 전 부시장은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갖는 등 '생활부패' 문제로 낙마됐다고 알려졌으며 이후 조사과정에서 재직중 개발 프로젝트의 이권을 한 개발상에 넘겨주려 한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류즈화 전 베이징 부시장은 자칭린 정협주석이 베이징 시장이었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자칭린 주석의 측근 인사였다.
특히 자칭린 주석은 밀수 혐의로 캐나다에 도피중인 라이창싱 전 위안화 그룹 회장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해 권력투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일 중국공산당 창당 85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중국내 일부 고위 지도층의 부패 문제가 심각하다고 언급하면서 부패 척결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 주석이 부패 척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나가면서 정적을 제거하고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