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中 배송대행 581%↑…직구시장 최대 2조원 추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된 해외직구(직접구매) 시장이 최근 중국, 독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웹브라우저의 번역기능이 발달해 언어장벽이 크게 낮아진 데다, 기존에 직구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신흥 시장인 중국과 독일 직구에도 부담 없이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국내 최대 해외배송 대행 서비스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배송 대행 건수는 약 6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만1000건)대비 581% 급증한 수준이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외국어 번역 기능을 활용해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데 보다 더 간편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과 일본보다 저렴한 중국 제품의 가격대가 직구족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몰테일 관계자는 "해외직구 커뮤니티에 중국 직구 후기들이 올라오면서 저렴한 가격대비 질 좋은 중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올라간 것도 한 요인"이라면서 "이처럼 소비자들이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직구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독일 직구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몰테일이 지난해 8월 현지에 물류센터를 설립하면서 배송 대행 서비스를 처음 개시한 독일은 4개월 만에 1만1000건에 달하는 배송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당시 중국의 연간 배송대행건수와 맞먹는 규모다.
 
최근 국내 소비 트렌드가 '유럽식' 생활방식으로 변모함에 따라 독일 직구 시장도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독일 직구족들이 즐겨 찾는 품목을 살펴 보면 독일 현지 업체 상품뿐 아니라 유럽 업체 상품들도 즐겨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노 몰테일 독일 지사장은 "몰테일 독일 물류센터의 하루 배송대행 처리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타 국가에서는 구할 수 없는 유럽과 독일만의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어 해외직구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미국 직구 시장은 84만 건에서 100만 건으로 16%, 일본 직구 시장도 2만 건에서 4만1000건으로 50% 확대되긴 했지만 신흥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직구의 경우 일명 쇼핑 고수인 '직구 고수'들이 많은데 이들은 배송 건수가 몰릴 경우 그만큼 배송이 지연되는 것을 감안해 영세한 배송대행업체를 선호한다"면서 "집계 안 된 수치들을 합산하면 미국과 일본 직구도 신흥 시장 못지 않게 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수입물품 통관 기준으로 사상 첫 1조원·1000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 등 공식적으로 잡히지 않는 통계까지 합치면 해외직구 시장은 2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