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홍콩 최대 유선통신업체 퍼시픽센트리사이버워크(PCCW)의 리처드 리 회장이 '레드칩의 아버지' 프랜시스 렁에게 보유 주식을 매각키로 결정, 해외 매각이 무산되면서 11일(현지시간) PCCW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홍콩증시에서 PCCW의 주가는 리 회장이 PCCW 통신 및 미디어 지분 22.7%를 렁에게 92억홍콩달러(11억8000만달러)에 매각키로 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1% 급락한 5.1 홍콩달러로 마감했다. 렁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지난 7일 PCCW의 마감가(주당 5.55 홍콩달러)에 8.1%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해외 매각시 특별 배당금 기대에 부풀었던 투자자들이 리 회장의 결정에 실망하면서 매물이 속출했다. 이날 PCCW의 매매량은 모두 6억9070만 홍콩 달러에 달해 전거래일의 4배가 넘었다.
렁의 지분 매각으로 PCCW의 주주들은 리 회장이 약속한 배당금 주당 33~38센트, 총 13억8000만 홍콩달러를 받게 됐지만 리 회장이 받게되는 금액(주당 6 홍콩달러)와는 큰 차이가 있다.
당초 PCCW 미디어 자산 인수에 호주 맥쿼리은행과 미국 뉴브리지캐피털이 각각 73억 달러와 75억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분 20%를 보유한 PCCW의 2대 주주 차이나넷컴은 통신 자산이 외국 투자자 손에 넘어가는 것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렁이 12억 달러라는 낮은 가격에 PCCW 지분 인수를 성공한 것은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중국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해외 매각에 따른 민영화 가능성으로 막대한 특별 배당금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라며 PCCW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렁은 1998년 문닫은 홍콩 투자은행 페레그린인베스트먼트홀딩스의 공동 창립자로 90년대 중반 중국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레드칩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씨티그룹의 아시아 법인 회장으로 5년간 근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