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지역 우리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인터넷도 되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달깍 달깍 넘어가는 동전 소리에 마음조리며, 길다란 뒷줄에 눈치를 보며 공중전화로 통화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잘 나오지도 않은 흑백TV 앞에 앞집 영희도, 뒷집 철수도, 옆집 재철이도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만화도 보고 레슬링도 보며 저녁 시간을 까맣게 태웠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시절을 나고 자란 지금의 성인들과 휴대폰으로 웹 서핑을 하고 해외에 사는 친구와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이들과의 충돌은 늘 야기되는 문제이다. 하물며 상하이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문제는 더욱 크게 다가올 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이전 세대의 문화와 사상에서 벗어나 조금 더 글로벌하고 퓨전 돼있는 사고 방식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이해’란 관용 저 너머의 단어로 돌아선지 오래이고, ‘세대차이’라는 모호하고 가슴 아픈 단어로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서 유학 중인 초∙중∙고 및 대학생 68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SNS,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대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부모님과 대화를 할 때도 답답한 면이 많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그 중 현재 상하이 유학 10년차에 접어든 상하이짜오퉁대 학생은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기들과 어울려 음주를 즐긴다거나 앞으로 미래를 계획할 때 사사건건 충돌이 일어난다”고 이야기 했다.
푸딴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어떤 일이든 ‘엄마, 아빠 때는 안 그랬어~”라는 이야기로 자신의 생각을 존중해주지 못한다며 속상해했다.
현재 상하이 내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김한선 학생도 “친구들과 그룹숙제를 하거나 대화를 할 때 카카오톡을 이용하는데, 부모님이 못마땅하게 생각하신다”며 “부모님도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텐데 왜 이해하지 못하시는지 모르겠다. 다른 친구들은 다들 카톡으로 대화하고 SNS에서 자신의 생활을 올리는데 이런 부분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면 왕따가 될까봐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는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상하이에서 초∙중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한 학부모는 “어릴 적, 숙제를 해놓고 친구들과 다같이 어울려 집 앞 놀이터에서든, 골목에서든 놀다 저녁시간이 되면 밥 냄새에 이끌려 집에 돌아가곤 했었다”며 “요즘 아이들은 세상이 흉흉해졌는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놀고 싶어하고, 학원이 끝나더라도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만 붙잡고 있고 대화할 시간이 전혀 없다”고 토로한다. 그렇다면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상하이에서 대학을 다닌 후, 한국으로 귀국한 한 학생은 “유학 당시 자유분방한 사고와 일상생활을 즐기다가 귀국하니 부딪히는 점이 많았다. 특히 취업이나 결혼관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다”며 “그러다 함께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이야기도 하며 충분히 대화하고 함께 문화생활을 하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부모님도 우리 세대의 문화와 생활을 즐기시니 사고가 바뀌더라”고 해결점을 제시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충분히 대화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컸다” 세대간의 차이를 줄이는 데에는 서로의 문화와 성장배경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하이에듀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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