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세계 4대 회계법인이 중국 시장에서 세력을 넓히면서 중국이 이들에 맞설 '국가 대표급' 회계법인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리우 유팅 중국 재무부 회계감독국 국장은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에 발맞춰 중국 회계법인도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리우 국장은 "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들어오면서 해외 회계법인들도 함께 소개됐다"며 "다른 중국 기업들처럼 회계법인들도 해외로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프라이스워터스쿠퍼하우스(PwC)와 KPMG, 언스트앤영(E&Y), 딜로이트 등 세계 회계법인 '빅4'에 대한 중국 상장 기업들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중국 회계법인들은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대부분의 회계를 담당하고 있으나 홍콩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리우 국장은 대기업들의 회계 감사를 충분히 담당해 낼 수 있는 '국가적인 챔피언'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하나가 아닌 여러 챔피언들을 원한다"고 답했다.
리우 국장은 그러나 "당국이 국내 회계법인에 특권이나 우대를 주진 않을 것"이라며 "회계법인을 결정하는 것은 기업들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FT는 중국 법인들이 국제명시규정 및 회계 조항, 감사 절차 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현재로선 '빅4'에 대항할 중국 법인의 출현은 요원해 보인다고 전했다.
FT는 통신에서 자동차까지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중국 정부가 다양한 보호책을 마련한 것과는 달리 회계법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부족한 상태여서 중국 회계법인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PwC이 지난달 홍콩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중국은행(BOC)의 감사를 담당하는 등 '빅4'는 중국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중이다. 이들은 중국 내 회계전문가를 영입해 올해 인력의 20%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은 재무부나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와 같은 당국에 컨설팅이나 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위를 맞추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달 E&Y는 중국의 부실채권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인민은행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며칠 뒤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