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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나는 상하이 교민이다

[2011-04-24, 00:26:25] 상하이저널

“어느 나라 사세요?”
“상하이에 살아요.”

최근 어느 강연에서 나온 얘기다. 한국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외국에 사는 우리를 부러워하는 듯 어느 나라에 사는지 묻는다. 그럴 때면 ‘중국’이라고 해야 정답일텐데 ‘상하이 삽니다’가 먼저 나온다는 것이다. 참석자들 모두 공감하는 눈빛이다. 한국에서 나오는 중국관련 뉴스들이 중국산 불량제품, 황당한 사건사고들로 부정적인 소재 일색이다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런 뉴스가 터질 때마다 ‘여긴 글로벌한 도시 상하이다’며 남의 나라일 인양 ‘해당사항 없음’을 드러내고 싶어했다. 중국 다른 지역에 사는 교민들을 만날 때면 '나는 상하이 교민이다'라며 은근 목에 힘이 들어갔던 일도 있다. 부자도시 상하이에 사는 것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젠틀한(?) 교민들이 모여 사는 상하이 교민인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던 기억….

그런데 지난 한 달 '나는 상하이 교민이다'를 무참히 짓밟은 일이 있었다. 다행히 일본 쓰나미와 함께 덩(邓) 여인도 전설 속으로 쓸려나간 듯했다. 그러다 며칠 만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덩의 남편을 고소한 김 전 총영사, 영사들 징계처분을 둘러싼 뒷이야기, 덩이 나타나 교민들을 협박(?) 한다는 얘기까지…. 신임 총영사가 부임했지만 상하이스캔들은 여전히 언론과 교민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어쨌든 이 사건이 말끔하지 못한 상태로 이어지면서 영사관은 의기소침해있다. 징계는 징계대로, 교민들의 비난은 비난대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영사들 몫이 되고 말았다. 가족들과의 외식도 이웃의 눈치가 뵈고, 중국 관계자들과의 교류에도 몸을 사리게 된다는 후문이다. 상하이스캔들 후 달라진 영사관을 기대한 교민단체들은 오히려 복지부동한 영사관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신바람, 교민바람을 일순간 잠재운 상하이스캔들이지만, 그간 뭇매를 맞아온 영사관이 이제는 기운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들이다.

교민들의 바람대로 안총기 신임 총영사는 “자랑스러운 공관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고 무엇보다도 ‘기본’을 강조했다. ‘성장’보다는 ‘기본’에 집중한 기업이 성공하듯 어느 조직과 단체든 기본이 흔들리면 전체가 무너진다. 상하이 교민들은 가까이에서 그러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관시(关系)’라는 이름으로 기본을 뒤흔든 상하이스캔들, 그것이 아무리 선한 의도였더라도 ‘원칙’이 무너지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상하이 교민들은 값진 경험을 했다.

회오리가 지나간 자리를 정돈하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새기고 교민사회 속에서 열심히 임하는 것뿐이다. 다행히 이번 일이 배경이 되어 한국정부에서는 재외공관 평가전담대사가 신설되고, 공관장 임용시 특별심사제를 도입하겠다니 이번 일로 손실만 입은 것은 아닌 듯 하다. 또 최근에 ‘멋있는 공관장 상’이 생기고, 이미 몇 년째 ‘발로 뛰는 영사상’ 후보도 교민들을 통해 직접 추천을 받고 있다. 이제 날카로운 비판만큼이나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상하이 교민인 것이 자랑스럽도록 모두가 새 힘을 불어 넣어야 할 때다.

▷편집국장 고수미/sumiko@shanghaibang.net

ⓒ 상하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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