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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의 한글교육] 마땅한 한국어 교재가 없다

[2011-01-22, 10:37:26] 상하이저널
 중국에서의 한글 교육 제대로 된 '한국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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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교재 개발보급

상하이에 최초로 정식 한국어 교육이 보급된 지 17년, 상하이외국어대학이 1994년 9월, 푸단대학이 이듬해 9월 한국어과를 개설한 이후 각 대학마다 한국어과가 우후죽순 늘었다. 학생뿐 아니라 한류를 타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 해외 어느 지역보다도 학습수요가 많은 중국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상하이 화동지역의 한국어 수강 실태와 교육환경을 살펴보고 현지 한국어 교육의 개선점과 올바른 방향을 고민해보자.

①상하이 화동지역 한국어 교육 현황
②한국어와 조선어-푸단대 한국어과,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
③중국에서 한국어 교육의 올바른 방향
 1)전문 교재 개발 보급
 2)체계적인 교원 육성
 3)세종학당과 한글학교

마땅한 한국어 교재가 없다

중국내 180개 대학에 한국어과가 개설돼있다. 그 중 상하이 화동지역에는 30여개 정도. 각 대학마다 선택하는 교재는 천차만별이다. 현지 중국대학, 연변지역, 한국대학에서 출판된 교재, 또는 각 대학 사정에 맞게 자체 개발한 교재 등 다양하다. 강단에 서는 대학교수나 사설학원 강사, 한글학교 교사 등의 하나 같은 지적은 중국 현지 사정에 맞는 한국어 교재가 없다는 것. 대부분 한국에 온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대학에서 출판된 교재를 사용하다보니 교재 내용이 중국인들에게 맞지 않는 상황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현지 사정에 맞는 교재

푸단대 한국어과 강보유(연변대 석박사) 교수는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는 대부분 영어권 학생 상대로 만든 교재다 보니, 중국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중화권을 대상으로 개발된 전문교재가 없어 아쉽다”라며 중화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교재개발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 모 대학에서 영어권과 중국어권으로 나눠서 교재를 편찬했다. 하지만 이 역시 한국에 있는 중국인들을 위한 교재라면 한국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현지 학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는 내용일 수 있다.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이러한 한국어 교재의 맹점을 자체 교재를 개발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푸단대 한국어과 개발교재
푸단대 한국어과 개발교재
 
중국내 한국어 사설학원으로는 유일하게 자체교재를 출판한 백제어학원 오은석 원장은 “2003년 학원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도 없고 교재도 없어 발음교재부터 직접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현재 출판되는 교재들도 훌륭하지만 현지 상황에 맞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언어철학 박사과정 중인 오 원장은 한국강사 3명과 함께 2007년 <开口说韩语>(인민교육출판사)를 출간했다.
백제어학원 개발교재
백제어학원 개발교재
 
문법•작문 등 세분화된 교재


한국어 말하기 읽기는 비교적 나은 형편이다. 대학에서는 문법, 작문 등도 교과과정에 포함이 되므로 이 분야의 교재는 더욱 취약하다. 옌청사범대학(盐城师范学院) 한국어과에서 작문강의를 하고 있는 이태열 교수는 “한국어 회화는 교재라도 다양하지만, 작문 교재는 마땅한 교재가 거의 없다. 주로 중국출판 교재다 보니 적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강의 때 마다 책을 발췌해 복사물로 강의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또 옌청(盐城)고등사범학교 한국어과 박현선 학과장은 “한국출판 교재는 대부분 말하기 읽기 듣기 쓰기가 통합되어 나온다. 문법의 경우는 중국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교재가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한다. 고등 3년, 전문대 2년 과정이 통합된 5년제 전문대학인 옌청고등사범학교는 재학생 1600명으로 상하이 화동지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다.

이에 대해 푸단대 강 교수는 “학생 수준에 맞게 교재가 개발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나온 교재는 말틀, 글틀 위주다보니 문법 작문 등을 배워야 하는 대학에서는 중국 출판교재, 자체 교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조선어 표현, 오래된 교재

한국어 교재는 한류 붐과 함께 중국서점가에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2~3종에 그쳤으나 2005년 10여종에 이르러 2008년부터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백제어학원 오 원장은 “시장이 커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교재들도 많이 나오다 보니 지도하는 사람의 교재선별 안목도 올바른 한국어 교육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밝힌다. 최신 한국어, 조선어 표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옌청사범대학 한국어과 박설미 교수는 최신 교재의 아쉬움을 지적한다. “현재 채택해서 사용하는 교재가 2005년 발행이라고 해도 개발하고 번역해서 재출판되는 사례도 많다보니 2~3년의 시차가 생긴다. 오래된 단어, 현재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가 대학교재에 등장하기도 한다”라며 회화교재에 ‘배넷저고리’라는 단어가 들어있어 난감했다고 한다.

현재 중국 교육기관에서 조선어를 가르치는 곳은 없다. 그러나 한국어를 가르친다지만 조선어 영향에서 말끔히 벗어난 상태는 아니라는 것. 역시 교재의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옌청사범대학 한국어과에는 2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옌청사범대학 한국어과에는 2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한국 교재비와 물류비 부담

아무리 한국에서 중화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교재가 있다고 해도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염성고등사범학교 박현선 학과장은 “중국 교재가 30~40위엔인 반면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는 대부분 100위엔을 훌쩍 넘는다. 교재개발 못지 않게 비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중국내 대학에서 교재 선택 시 한국교재가 중국현지출판사에 밀리는 이유에 비용부담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염성고등사범학교의 경우는 1600여명의 학생들의 교재를 한국에서 가져올 경우 물류비도 만만치 않다는 것.

2009년 개설한 가흥(嘉兴)주말학교는 가흥한국상회 지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지만, 50여명의 학생들의 교재를 한국에서 운송해오는데 물류비 부담이 가장 큰 난관이라고 털어놓는다. 좋은 한국교재를 현지에 보급하는데 비용부담도 제약이 되고 있는 것이다.
5년제 과정인 옌청고등사범학교에는 1600여명이 한국어과 학생이 재학중이다.
5년제 과정인 옌청고등사범학교에는 1600여명이 한국어과 학생이 재학중이다.
 
좋은 교재가 나오려면

한국어 교재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는 ▲현지 사정에 맞는 전문교재 ▲문법•작문 등 세분화된 교재 ▲최신 한국식 표현 교재 ▲적절한 비용의 교재 보급 등이 대부분이다. 학교측의 특별한 사정에 의해 중국내 특정 대학, 특정 출판사를 고집하는 문제도 있지만 일단 좋은 교재를 갖추고 난 이후에 뚫어야 할 벽이다.

▶조선족 교수와 한국인 교수가 손잡고
푸단대 강보유 교수는 “중국에 한국어과가 도입된 지 20년이 채 안된다. 좋은 교재가 나오려면 대학마다 자체 교재를 개발하고, 교재개발에 다각도로 고민하다 보면 차츰 대표적인 교과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한국어과가 개설된 대학에는 조선족 교수들이 80%는 차지하고 있는데, 조선족 교수와 한국교수들이 손잡고 좋은 교재개발에 힘을 합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전문그룹과 함께 교재개발•보급을
또 좋은 교재개발에는 시간과 인력, 비용 모두를 갖춰야 하는 작업이다. 현지에서 중국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 교수(강사)들은 이를 정부가 직접 나섰으면 하는 바램을 드러냈다. 세종학당에서도 교사용 지침서, 학습 교재 등 한국어 교재개발 및 보급을 지원하고 있으나 실제 중국에서 현장경험을 갖추고 현지 중국인에게 맞는 교재를 개발하고, 한국어 보급을 위해 힘써온 전문가들과 함께 한다면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 또한 정부에서 전문교재의 중국 내 보급에 관심을 갖고 추진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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