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상하이=연합뉴스) 중국에서 '하늘을 찌른(天價)' 거액의 치료비 청구로 파문을 일으킨 병원장이 파면됐다.

1일 상하이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위생부는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의과대학 제2부속병원의 원장을 의료비 과당청구를 이유로 파면하고 다른 8명의 관리들을 징계처분했다.

이 병원은 74세의 퇴직교사인 웡원후이(翁文輝)씨를 지난해 8월 6일 암으로 사망할때까지 82일간 치료한 뒤 138만9천위안(1억8천만원 상당)을 치료비용으로 유족들에게 청구했다.

청구서에는 이 환자가 1천180가지의 검사와 25만8천위안에 달하는 수혈을 받았다으며 심지어 하루에 94차례의 수혈을 받았다고 기록돼있었다.

거액 치료비 청구파문은 지난해 11월 중국의 CCTV가 보도하면서 중국 대륙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CCTV는 병원측이 2만위안에 달하는 44차례의 의료자문을 했다고 기록하는 등 청구서가 조작됐을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언론에 보도되면서 병원측의 과도청구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조사에 착수, 불필요한 진단과 수혈, 약품투여 등으로 20만7천494위안이 과다하게 청구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04년 위생부가 만든 규정이 병원 의료진의 급여를 병원수익과 연계시킴으로써 과다청구를 촉발시키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숨진 웡씨의 가족은 병원측의 강요로 400만위안 상당의 수입의료기를 구매했다고 했으나 조사관들은 증거가 분명치 않다고 기각했다.

웡씨에 대한 부풀려진 의료비 청구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의료비에 대한 광범위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은 개혁개방 원년인 1978년 평균 11위안에서 2002년에는 442위안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정부의 치료비 분담률은 31%에서 15%로 줄었고 환자 개인이 부담해야할 몫은 36%에서 68%로 올랐다. 나머지는 보험이 메우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진료비 부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최근 수개월간 병원의 과다청구 사례도 빈번하게 터져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근본적인 문제는 13억인구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 기술, 장비 등 자원의 희소성이어서 의료진 확대, 기술증진 등 근본적인 조치가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