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중국에서 1일 일주일간의 노동절 황금연휴가 시작됐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대부분 휴무없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이날 발표한 노동자들의 노동절 연휴 근무실태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도시 노동자의 76%가 수당을 받고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일당의 2∼3배를 벌기 위해 노동자가 자원해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월급을 보증금으로 맡아두고 반강제로 일을 하게 하는 고용주의 횡포로 인해 정당한 쉴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의 조사결과를 입증하듯 대부분의 기업은 1주일간의 휴가에 들어갔지만 대도시 건설현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농민공(農民工)들이 분주히 일손을 놀리는 모습이었다.
신화통신은 '누가 노동절의 주인공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노동절 장기휴가가 시작되면서 기차역에 긴 행렬이 이어지고 상가마다 바겐세일 광고문구가 나붙었지만 노동자들의 고귀한 땀의 의미를 새기려는 활동은 찾기 힘들다고 개탄했다.
이 통신은 근래 들어서는 청소년들이 사회적 지위가 높고 수입이 많은 직업만을 선호하면서 노동자들이 경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갈수록 모호해지는 노동절의 정신을 되찾고 누가 진정한 노동절의 주인공인지를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통신은 다른 시평(時評)기사에서, 각 기관.학교 종사자들과 도시 대기업 직원들이 맘 편히 연휴를 즐길 때 주변의 절대 다수 농민공들은 노동절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휴식권이 수많은 현실적 장애에 부닥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전국의 도시에서 건축업 등 각종 육체노동에 종사하거나 향진기업 등에서 일하는 농민공 수가 이미 2억을 넘어 국가 산업 노동자의 중요한 구성부분이 됐으나 도.농분리, 법률 미비, 기업의 사회책임 약화, 정부의 관리 및 기능전환 미흡 등으로 도시 산업노동자와 같은 권리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8일부터 개시된 노동절 연휴 특별 운송기간에 중국 전국에서는 모두 연인원 4억명 가량이 이동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휴 첫날인 1일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의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그러나 다채로운 문화행사 등이 열리는 전국의 주요 관광지와 대도시 공원, 문화공간 등에는 많은 인파로 크게 붐볐다. 베이징시의 경우 이번 연휴에 여러 유료공원을 찾는 시민이 6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톈안먼(天安門)과 자금성, 바다링(八達嶺) 만리장성 등 베이징의 주요 관광코스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단체 관광객들이 몰렸고 왕푸징(王府井) 등 상가마다 할인판매 상품으로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