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 中山西路 2366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화중(華中)과일 도매시장은 등기구 전문 도매시장을 가기 위해 구베이에서 중산시루를 따라 가다 우연히 발견하고 찾아갔다. 이키아와도 가까우며 구베이에서도 택시로 15위엔 정도 나오는 거리로 상하이 시장에 나가는 갖가지 과일들이 진열되어 묶음씩 도매로 거래되고 있었다.
상하이체육관 옆 화딩스취(華鼎仕區) 길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이곳은 1층 매장 전체가 과일도매시장이다.
무수히 드나드는 과일을 실은 트럭들의 쉴틈 없이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여왕개미를 필두로 먹이를 구하러 다니는 개미 떼와도 같았다.
과일은 한 상자씩, 싸고 맛있는 과일모듬 있어요
도매시장 입구부터 매장 안 곳곳에는 없이 많은 과일들이 한묶음 씩 단체 행렬 순으로 사람들은 맞이하고 있다. 사과 배 무화과 바나나 포도 키위 레몬 자두 등 가을철에 나오는 모든 과일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우리네 인근 동네 과일가게에서 한 근에 4위엔 정도 하는 사과는 한 상자 12개가 들어있는 한상자에 28위엔 정도가 보통이다.
많이 사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자 단위로만 거래되기 때문에 조금 무리일 수는 있으나 싼 가격에 선물용으로 대가족 저녁 담소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최근 가을철 유즈(柚子)의 계절을 맞아 여기저기 굵직한 귤 모양의 유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열대지방 과일로서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는 유즈를 제철에 맛본다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작은 축구공만한 크기의 유즈를 껍질을 까내고 입 속에 한 입 넣을 때의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맛은 과히 황홀하다.
유즈는 500g에 9마오 정도로 크기에 비해 가격을 워낙 싸서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다.
유즈 다음 대량으로 도매되고 있는 과일은 역시 수박이다. 트럭에 실려온 수박들을 나르는 아저씨들은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 벙글이다. 웃으며 알아듣지 못하는 상하이어로 말을 건네는데 그저 웃을 뿐이다.
수박은 한근에 1위엔으로 광주리에 30여개 이상 넣어 도매되는 이곳에서 하나씩은 안 파니 1위엔에 하나 드릴께요‚하는 아저씨가 고맙기만 하다.
보면 볼수록 끌린다
시장 안쪽으로 쭉 걷다 보니 싱싱한 거봉과 청포도 들이 많다. 파르스름한 청포도가 맛있어 보여 "청포도는 500g에 얼마죠?"라고 묻자 한 박스에 9kg, 30위엔이라는 말에 "헉"하고 놀라 눈이 휘둥그래진다. 시장 입구쪽에서 한 박스에 7kg 청포도, 55위엔씩하는데..
놀란 우리 모습에 아줌마가 웃으며 도매시장도 매장 입구 쪽과 안쪽이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입구 쪽에 있는 도매상들이 시장 안쪽의 과일을 도매하여 다시 팔기도 한다‚고 슬쩍 귀뜸해준다. 손자와 같이 오신 할아버지는 거봉 두 박스 살테니 조금만 싸게 해달라고 흥정을 하자 도매시장이라서 가격을 더 싸게 하기는 어렵다니 일리있는 말이다.
수입산, 국내산 가격차이 있지만 맛은 비슷해요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고 몸에 좋다는 키위는 종류가 다양하다. 수입산 키위는 한 박스에 85위엔∼95위엔정도, 국내산은 12개가 들어있는 박스 하나가 8위엔이다. 엄청난 가격차이에 국내산이 맛있냐고 묻자 맛을 한번 보라며 맛 없으면 안 사도 돼요‚라고 친절을 베푼다.
메론과의 과일이 맛있게 보여 뭐냐고 물으니 양샹궈(洋香果-한국의 참외보다 큰 참외)란다. 양상궈 맛이 일품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아저씨에 말에 향을 맡으려 하자 아저씨가 양상궈는 일반 과일과 다르게 냄새를 밖에서 맡을 수 없으며 잘라봐야 안다‚고 설명한다.
여느 다른 도매시장보다 사람냄새를 다양하게 풍기고 있
는 이곳 과일도매시장은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스쳐지나오며 들른 이곳을 떠나며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화중(華中)과일 도매시장의 영업시간은 아침 4시부터 오후 2시사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