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탄 온라인뉴스]
2000년 이후 6년 만에 택시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베이징(北京) 시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50%가 넘는(52.2%) 시민들이 요금이 오를 경우 택시 승차를 줄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상당수 택시기사들도 수입 감소를 이유로 공공연히 요금 인상을 반대하고 나섰다.
택시요금 인상의 최대 복병은 ’헤이처’(黑車)다. ’헤이처’는 불법 영업을 하는 자가용차를 가르키는 말로서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는 생각보다 많은 헤이처들이 굴러다니고 있다.
베이징 택시요금 인상안의 골자는 기본요금(4km에 10위안)은 그대로 두고 현행 km당 1.6위안인 요금을 2.0위안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km당 1.2위안인 소형 ’샤리(夏利)’ 택시는 연말까지 모두 폐차하고 km당 2.0위안짜리 고급택시인 ’홍치’(紅旗)의 요금은 묶어둠으로써 단일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금 인상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시작하자 갖가지 문제점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헤이처의 존재를 둘러싸고 연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의 택시는 6만6천여 대. 시내 어디서나 택시잡기가 쉬울 정도로 베이징의 택시는 포화상태다.
그런데 2~3년 전까지만 해도 정규 택시의 3분의 1 수준이던 헤이처의 숫자가 정규 택시보다 훨씬 많아졌다.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헤이처 수는 7만2천여 대에 이른다. 헤이처가 늘어나는 것은 실업률이 높은 탓도 있지만 수입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헤이처의 수입이 정규택시 수입의 두 배에 달한다는 자료까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정규회사 택시기사들이 기름값과 사납금 등을 제하면 한달 평균 2천73위안 정도를 벌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개인택시와 같은 ’샤리’택시는 3천612위안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헤이처는 4천173위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시당국은 올 초 기존의 불법차량 등록데이터와 단속요원의 PDA 등을 연계한 헤이처 검색시스템을 정식 가동하면서 단속 강화를 천명했다. 이 시스템에 등록된 차량은 7천여 대뿐. 7만 대가 넘는 헤이처들을 단속하기는 역부족이다. 헤이처라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은 탓이다. ’헤이처’와 ’헤이서후이(黑社會)’ 등 늘어가는 ’흑’(黑)자들의 존재는 중국이 풀어야 할 또다른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