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 시작할까?
중요한 것은 우리말 그림책을 먼저 충분히 읽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우리말 그림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이해력이 풍부하고 배경지식도 많아 영어 그림책도 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는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모국어가 아니라 일부러 배워야 하는 외국어인 만큼, 지적 수준이 높으면 훨씬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어떤 책을 읽힐까?
처음 영어 그림책을 접할 때는 짧은 구문이 반복되고, 영어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 있는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관심사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 남자 아이들은 공룡이나 자동차에 푹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이들에게는 영어 그림책도 관련 내용을 다룬 것들을 골라주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영어 그림책을 보는 아이의 경우 ‘영어 나이’에 맞게 유아용 도서를 읽어주는 게 좋지만, 간혹 ‘유치하다’거나 ‘아기 책’이라며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이때는 유아용보다는 약간 수준이 있는 책 중에서 또래의 삶을 다루고 있거나 이미 우리말 그림책 등을 읽어 알고 있는 친숙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을 골라 주면 된다.
■ 어떻게 읽어줄까?
곧바로 본문으로 들어가지 말고 표지 읽기부터 하는 것이 좋다. 책 표지에는 대개 등장인물이 나오고, 본문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암시해주는 그림이 실려 있다. 먼저 제목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준 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본다. 책 표지를 보면서 본문에 나올 핵심 단어들을 미리 알려 주면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본문을 읽어줄 때 한 줄, 한 줄 읽어 가면서 해석을 해주는 것은 금물이다. 만일 아이가 답답해 한다면 해석해주지 말고 우리말로 상황을 설명해줘 이해를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우리말로 번역된 그림책과 원서를 놓고 동시에 읽어주거나 시차를 두고 두 권을 번갈아 보여주는 부모들도 있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자칫 문자 해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작품이 주는 재미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림책은 지겨운 ‘교재’가 되기 십상이다.
어떤 부모들은 발음에 자신이 없다며 책에 딸린 테이프를 틀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오디오에서 기계적으로 흘러나오는 원어민 목소리보다 친근한 부모의 목소리를 더 좋아한다. 아이가 영어책과 가까워지게 하려면 발음이 서툴더라도 부모가 읽어주는 게 좋다. 테이프는 부모의 목소리와 그림을 통해 책에 충분히 익숙해진 뒤 틀어주면 된다. 이 연구원은 ”발음은 나중에 테이프를 틀어주면 얼마든지 교정이 가능하다”며 “아이들이 부모의 발음을 따라할까 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출처 : < 도서관 영어독서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