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진료를 보고 있던 어느 날, 예쁜 아가를 안고 20대 초반의 젊은 어머니 한 분이 병원을 방문했다. 입 안이 너무 아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손가락으로 입 안 왼쪽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병변 부위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왼쪽 혀 부분 절반 이상이 아주 큰 구내궤양으로 덥혀 있었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 궤양이 생기고 없어지길 반복하여 궤양은 이미 넓게 퍼져있었고 조직도 딱딱하게 변형되어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든 모습이었다. 이 젊은 어머니의 병변은 ‘설암’, 즉 혀에 생긴 암으로 진단되었다.
자세히 검사해보니 치아의 수복의치의 도자기부분(치아색을 띄는 부분)이 파절되어 뾰족한 채로 방치되어 혀를 반복적으로 자극하였고, 이 부위에 궤양이 수 차례 생겼다가 자연치유 되기를 반복,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임신을 하며 치과치료를 미뤄온 것이 화근이었다.
이렇듯 의치 또는 브라켓(교정장치) 과 구강 내 조직의 부적절한 마찰, 부러진 채 방치된 치아, 볼 살을 자주 씹거나 치아로 문지르는 행위들이 구내염 그리고 구내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화상을 유발하는 뜨거운 음식이나 여성의 월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몸 속 특정 필수요소의 결핍(비타민 B12, 아연, 엽산 또는 철분), 구강 박테리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등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구내궤양이 무조건 설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암의 큰 원인 중 하나가 구강 내의 만성적인 자극을 들 수 있으며, 그 증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구내궤양을 들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입안의 조직은 아주 쉽게 회복이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궤양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에는 불편한 느낌만 들다가 발생 3-4일후 가장 아픈 시기가 오고, 발생 5-7일 후에는 궤양이 아물고 통증이 사라진다. 구내염/구내궤양의 통증 때문에 제대로 된 양치질을 피하거나 구강청결제만 사용할 경우 빠른 회복에 지장을 주게 된다. 통증이 너무 심할 경우 얼음을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잠시 동안 구강 내를 마비시켜 염증으로 인한 고통을 줄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입안에 구내염/구내궤양이 있을 때에는 술, 담배, 맵고 자극적인 음식 등을 피하는 게 좋다.
구강궤양은 일반적으로 심하게 걱정할만한 질병은 아니지만, 일부 퍼지기 시작하고 서서히 커지거나, 궤양 부분의 조직이 딱딱하게 변하거나, 입 속에 얼룩이 생기고 3주 이상의 심한 통증을 동반한 경우 꼭 치과에 방문해 진찰을 받아야 한다. 단순한 염증이 아닐 수도 있다. 또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의치 또는 잘못된 수복물을 재배치하고, 하루에 3번 올바른 양치질과 치실 사용, 자극이 없는 구강청결제(알코올성분 불포함)를 사용하여 적절한 구강 위생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구내염/구내궤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후이국제병원 치과 전문의 최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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