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여전히 블루오션인가?
다양한 제품 컨셉, 차별화된 판매전략, 브랜드 강화 관건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 김승영 회장(웨이나화장품 총경리)
중국 시장에서 K-뷰티 열기가 뜨겁다. 중국 내수경기 침체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화장품업계는 가파른 성장세, 뚜렷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 한국화장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면세점, 로드샵, 온라인몰에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국화장품 인기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 김승영 회장(상하이웨이나화장품 총경리)에게 웨이나의 중국 내수시장 성공비결을 바탕으로 분석해보자.
한국화장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 ‘한류’ 영향인가.
한국화장품의 중국 시장에서의 인기에 대해 얘기 하기 전에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국이 화장품이 별도의 산업군으로 분리된 기간이 오래지 않는다. 지금도 영업현장에서는 ‘임산부가 바를 수 있는 화장품’이라고 홍보할 만큼 의약•일용품으로 여겨지고 있는 시장이다. 최근 5년새 일반인들이 화장품에 눈을 뜨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로컬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한 시점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선택한 제품이 한국 브랜드였던 것이다.
한국의 미, 한류스타들의 부러운 피부 등으로 ‘한류’가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인기제품으로 치고 올라가는 주된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류 영향은 미미해지거나 없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왜 한국 브랜드를 좋아할까.
지리 문화적인 이유를 무시할 수 없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동양적인 피부를 가진 나라다. 동남아국가들은 기술력이 부족한데 비해 한국화장품은 품질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품질이라는 것은 단지 원료의 우수성만이 아닌 용기 포장 디자인부터 전반적인 과정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컨셉의 다양성이다. 보습만해도 피부트러블, 안티에이징, 미백 등 세분화돼 있다. 한국 시장이 워낙 작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분화시킬 수 밖에 없는데, 중국시장에서는 다양한 컨셉이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 기초원료는 일본이 강하지만, 전체 컨셉을 잡는 것은 한국이 한 수 위다.
실패한 한국화장품 업체들도 있는데.
인기 있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한국화장품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품질의 우수성은 물론 컨셉의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인을 진심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유통채널을 담당하는 판매대리상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최소 3~5년은 인내해야 한다. 시장이 알아줘야 하는 시간, 인지도를 쌓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과의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한데 이를 버티지 못해 실패한 기업도 간혹 있다. 일찍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20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도 버텨내 오늘의 성공을 가져온 좋은 예다.
또 브랜드 강화작업을 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강화보다 유지다. 그러나 인지도가 충분치 않는 한국업체들은 인지도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자본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전체를 상대하기 보다 지역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교적 적은 자본력으로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선, 현급 도시에서 인지도를 얻고 있는 웨이나와 신생활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속 가능성은 여전한가.
그렇지만 지나치게 블루오션으로 볼 필요는 없다. 10년전 한국화장품이라고 하면 어디서든 통했다. 지금은 워낙 한국화장품 많아서 차별화가 중요하다. 우수한 품질이 아니면 싸울 수 없다. 제품 차별화뿐 아니라 시장확대에 대한 차별요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채널에 집중할 것인지, 오프라인을 선택했다면 백화점 약국 미용 점포 등 어느 유통채널을 선택할 것인지, 차별화 전략을 갖고 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앞서 말한 여러 성공요소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화장품 쪽은 특히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지 않고, 각오가 안돼있다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됐다.
인기와 성장세,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인가.
중국 내수 경기가 힘든 가운데 화장품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현재 평균 1인당 GNP가 8000달러 규모다. 일반적인 경제지표로 봤을 때 1만3000~2만달러에 이르면 소비가 폭발하는 시기다. 중국은 앞으로 5년 후 1인당 GNP가 1만3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가 되면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은 물론 한국 화장품 시장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가져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0년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현재 중국 화장품시장의 마켓셰어를 최소 전체 인구의 30%로 본다. 여성 7억명 중 2억명이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4~5억명이라는 아직 개발되지 않는 시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는 총 140명, 60개 업체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웨이나 등 제조유통업체가 약 5%, 코스맥스, 콜마 등 ODM, OEM 업체를 포함 부자재 생산업체가 약 25% 차지하고, 제조공장 없이 유통만 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유통업체로 분류된 대표적인 회원사로는 요즘 인기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이츠스킨 등이 있다.
웨이나화장품, 중국시장 성공비결은?
2003년에 100% 한국 자본으로 중국에 진출한 상하이웨이나화장품(이하 웨이나)은 전국적으로 판매망을 갖춘 화장품 제조, 판매 전문회사다. 2006년 새로운 경영진으로 바뀐 후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최근 5년간 매년 3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는 80% 성장을 이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웨이나는 올해 한중경영대상 협력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웨이나의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다양한 브랜드 컨셉으로 내수시장 집중
웨이나는 기술과 원료는 모두 한국에서 가져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다. 중국 내수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장쑤성, 안후이성, 산동성, 허난성, 동북 3성 시장을 주로 관리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서부지역과 남부지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웨이나는 BENETIFUL, 에메스, SHOW I, SHU, ENEVE, 비홍수, 첫사랑 등 다양한 컨셉의 화장품 브랜드가 있다.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 총 140여개(수입 제품 포함) 제품을 중국시장에서 제조, 유통, 판매한다.
차별화 전략으로 2~3선 도시 선점
2003년 중국 진출 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웨이나는 자사 제품의 우수성이나 장점을 부각시켜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선점을 시작했다. 중국의 1선 도시가 아닌 2~3선 도시와 현급 도시를 중심으로 유통 공급망을 넓혀나갔다. 중국의 대형 로컬 기업이나 다국적 기업들과 같은 방법의 유통채널로서는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에서다.
역량있는 대리상과 협력구축, 유통망 다져
시장의 기초를 다지고 역량있는 대리상과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유통공급망의 뿌리를 다졌다. 또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에 공급, 입점하지 않고 각 지역의 역량있는 대리상들을 모집하고 가맹해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갔다.
상하이웨이나화장품 김승영 총경리는 “중국 유통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공급망 인프라와 소매 밀집도로 인해 대리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중국 현지 사정에 맞는 유통전략과 우수한 대리상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매출을 촉진시키고 역량을 강화해 회사와 대리상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플랫폼 등 사업 다각화 준비
앞으로 웨이나는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경쟁력 있는 유통채널,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국 화장품 소비가 크게 확장될 5년 후를 준비하며 한번 더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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