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글학당 이동규 훈장

[2016-02-12, 07:58:53] 상하이저널

“한글 넘어 문화와 봉사정신 전파”
제9회 세계한인의 날 표창 수상


한글학당 이동규 훈장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소감을 부탁한다
뜻밖의 큰 상을 받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제가 잘해서 받은 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은 한글학당을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봉사해주신 여러 분들과 매주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학당을 찾아주는 학생들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 생각한다.

 

한글학당은 어떤 기관인가
한글학당은 한글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이면 누구나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어떠한 대가나 학원비를 바라지 않는 순수 봉사단체다.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이 이뤄지는 만큼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정규 수업 외에도 상반기에는 운동회, 하반기에는 한국 문화체험 활동 등이 이뤄진다. 비단 한글을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이곳 중국에서 봉사정신을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글학당의 훈장이 된 계기는?
2006년 9월, 친구의 소개로 처음 한글학당을 알게 되었고 그 친구의 추천으로 교사로서 봉사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07년 상반기에 원래 계시던 훈장님이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가시게 되면서 훈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됐다. 이후 10년 가까이 한글학당의 훈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업이 따로 있음에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출근하듯 학당을 다니고 있다. 매년 ‘한 학기만 잘 버티자’라고 생각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많은 봉사자들과 여러 기관의 후원 덕에 큰 문제 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해온 것 같다. 특히 상해한국상회에서 열린공간을 매주 고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어 교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다른 단체들이 열린공간 사용에 불편을 느끼셨을 텐데 이번 기회를 통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본업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예전부터 계속 물류업, 그 중에서도 수입 화물의 통관 배송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또한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수석 국장과 상하이SOS사건사고솔루션팀 팀장을 맡고 있다. 많은 분들이 세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물으시는데 좋아하는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하기에 전혀 힘들지 않다. 다만 너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아내와 딸아이에게 미안한 점이 많다. 그래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아빠의 모습이 딸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한글학당의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질 때가 가장 보람차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을 때에도 한글학당 학생들은 한국의 문화를 잘 알고 있다 보니 스스로 자유토론을 통해 생각을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도 보람을 느꼈다.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한국 여행도 자주 다녀오는데 학생들이 한국 문화 자체를 사랑하고, 많은 관심을 보일 때 가장 뿌듯하고 감사하다.

 

반대로 가장 힘든 점을 꼽자면
학생들은 늘어나는데 교실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고 한글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현재 확보한 교실수로는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학기 중에도 2달간 복도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한글학당이 한중 문화교류 간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한글학당에 오는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한국 관광이나 한국 제품의 소비로도 이어지는 것 같다. 지금 학당을 찾아오는 학생들 중 대다수가 20대 중후반의 여자분들인데 아무래도 한국 드라마나 K-POP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글학당 활성화를 위해 최근 SNS, 웨이신 채팅방과의 연계를 생각하고 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할 수 있고, 기업체 홍보나 광고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보려 계획 중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한글학당은 어떠한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묵묵히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알리는 단체가 될 것이다. 또한 순수 봉사 단체로써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를 이어 나가겠다. 처음 이 단체가 시작할 때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해온 봉사단체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 모든 봉사자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한글학당을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고등부 학생기자 안채림(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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