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이민 간 상하이 교민 이야기

[2015-11-06, 18:59:36] 상하이저널

호주로 이민 간 상하이 교민 이야기


상하이에서 자녀교육 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필자 역시 상하이에서 7년, 베이징에서 4년 살았던 교민으로서 자녀교육 문제로 고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2011년 호주로 이민을 가게 됐다. 호주 이민을 작정하고 이것저것 사전에 조사한 것은 아니었다.

 


 

영주권 취득으로 시작한 호주생활
지인이 운영하던 음식점을 인수했는데, 음식점 창업을 통해 기존 주인이 영주권을 취득했다고 하여 큰 망설임 없이 인수를 했다. 사업 경험이 전혀 없이 샐러리맨 생활에만 익숙했던 터라,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영주권은 비교적 빨리 취득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 가정은 호주 생활을 순탄하게 시작할 수 있었고, 아이들은 학비가 무료인 공립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당시 만 4세된 둘째 아이가 유치원 가는걸 너무 싫어해서 결국 포기했지만 1년 후 Kindy과정부터는 학교 가기를 너무나 좋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에서 숙제도 거의 안 내주고, 대신 수업은 테마별로 하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지...
부모로서 할 일이라면 그저 도시락 맛있게 싸서 가방에 넣어주고, 차로 데려다 주고, 또 오후에 데려오는 일이 전부였다. 호주는 인건비가 비싸서 부부가 힘을 합해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니 오후에 아이들을 돌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손님이 많지 않으면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은 적도 있었다. 소박한 삶이었지만, 아이들이 웃으면서 재미있게 학교 다니는 모습에 우리 부부는 호주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승승장구 음식점 사업
서투른 솜씨로 시작한 음식점 사업은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조금씩 생긴 순익을 착실하게 모아 적은 비용으로 시커멓고 우중충했던 매장을 화사한 아이보리 색으로 바꾸고, 한국에 나갈 기회가 생겼을 때 인사동에 가서 예쁜 탁자보를 구입하는 등 분위기를 바꾸면서 영업하다 보니 어느새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사업 3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뉴질랜드에서 25년 경력의 훌륭한 주방장을 초빙해 새로운 메뉴를 출시했는데 주말이 따로 없을 정도로 평일에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
손님들은 현지인이 거의 85%였는데 나중엔 한국 교민손님도 많이 늘어났고 특히 중국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 인구가 적은 도시(캔버라: 호주 행정수도)에서 살아서 걱정했는데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 또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게 왜 이리 감사한지... 나중에 단골 손님한테 물어보니 우리 식당은 중국어로 소통이 잘 되고 직원들도 친절하다고 소문나서 더 많이 찾아 왔다는 말을 해주었다.그러던 중 어느 중국인이 결혼을 앞두고 영주권 취득 목적으로 가게를 인수할 의향을 내비쳤고, 이 때에도 그 동안 갈고 닦은 중국어 실력을 발휘해 적당한 가격에 매매할 수 있었다.

 

새 출발 위한 영어연수
사업체 매매 이후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자 이 기회를 빌려 영어연수를 시작했다. 저렴한 학비에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었고 덕분에 잠자던 영어실력도 쑥쑥 늘었다. 이후 우리 부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서, 각각 다른 직업을 찾게 됐다.
어느덧 호주에 이민 간지 4년이 되었고, 아이들도 이제는 호주 학교에 완벽히 적응해가고 있다.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다 보니, 방과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하느냐 고민하다가, 주중에는 미술 레슨, 학원(영어essay), 운동(수영) 등을 시키고 토요일엔 한글학교를, 각 term이 끝나고 2주간 방학이 오면 마음에 드는 school holiday program를 골라 보내고 있다. 이렇듯 호주에 살다 보니 이제는 자녀교육만큼은 어느 정도 한시름 놓은 것 같다.

 

호주에서의 비전
한편 주변에서 호주 유학이나 이민에는 관심이 많은데 현지에서의 직업, 즉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이민을 두려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시드니나 멜번에는 중국인들이 워낙 많이 살고 그들도 한류에 관심이 있어서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분들에겐 취업이든 전망이든 전망이 아주 밝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가 되지 않으면 금방 한계에 부딪힌다.


호주는 숙련된 기술자를 우대하는 나라다. 요리나 미용 등 특정 분야에 기술이 있는 분은 기술이민으로 비교적 용이하게 이민할 수 있는데 특히 인구가 적은 도시일수록 RSMS를 통한 영주권 취득 가능성이 높다.
단, IELTS라는 영어시험 성적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기초가 약한 분들은 처음부터 영어연수를 6개월 이상 받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바로 직업을 찾거나 아니면 2년제 TAFE(직업기술전문학교) 과정을 수료하면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고로 호주에는 ‘부족 직업군 리스트’라는게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전공을 흔히 '영주권 학과'라고도 한다. 얼마 전에 발표된 자료를 보니, 어느 지역에는 Child Care Centre Manager(유치원관리자), Child Care Teacher(유치원선생님)도 새로 포함됐다. 만약 이 분야에 경력이 있고 요구 수준의 영어 점수가 있다면 바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호주行은 지금이 적기
호주는 천연자원이 가장 풍부한 나라 중 하나로 특히 광산업이 유명하다. 그런데 이 광산업의 큰 손이 중국인데 중국 제조업이 시들하다 보니, 호주 경제가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그 결과 화폐가치도 추락하여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호주 1달러당 한화 1200원 하던 환율이 지금은 810원 대로 뚝 떨어졌다.


호주 교민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전 보다 더 많은 경비가 소요되지만, 거꾸로 한국이나 중국에서 호주로 들어오려는 분들에게는 지금만한 호기가 없다. 관광, 영어연수, 유학, 투자, 부동산 구입, 이민 등 뭘 해도 다 이전보다 이득이다.


국제학교 학비가 한 명당 연 20만 위안이 넘는 상하이에 비해, 호주의 학비는 너무나 착하다고 볼 수 있다. 내년부터 큰 아이가 다닐 사립학교(Burgmann Anglican School)의 경우, 연간 5만위안 수준이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시드니의 값비싼 사립학교들도 보통 10만위안을 넘지 않는다. 기러기 가족은 개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비용만으로 따져본다면 호주에선 20만위안 정도로 두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최경식(바다유학원 국제 마케팅 매니저)
현재 호주유학이민 전문업체 '바다유학원'의 시드니 본사 Bada Global Pty Ltd에서 International Marketing Manager로 근무 중이다.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졸업했고, 2001년부터 2011년 까지 베이징, 상하이에서 글로벌 기업 및 한국계 대기업에서 영업관리&마케팅을 담당했다. 2011년 11월 호주 영주권 취득 후 전 가족이 호주의 수도 캔버라로 이민했으며, 인구 35만의 작은 도시에서 단조롭지만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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