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甲’의 사나이

[2013-10-19, 08:00:00]
2013 상하이 태양도 챔피언쉽 4관왕 ㈜삼정기업 박광의 대표
(주)삼정기업 박광의 대표
(주)삼정기업 박광의 대표
 
“골프는 일종의 멘탈운동 입니다. 스스로의 통제와 평점심이 가장 중요하죠.”

여기 ‘멘탈갑(甲)’의 사나이가 있다. 7년 전, 상하이에서 시작한 골프로 2009년부터 상하이 각종 대회의 상을 휩쓰는 ㈜삼정기업 박광의 대표는 지난 6월 상하이 태양도 클럽 챔피언 대회에서 챔피언쉽 우승, 그로스, 네트 우승, 그리고 상하이골프협회 우승상까지 총 4개의 우승상을 휩쓸었다.
 
더욱 재밌는 것은 박 대표의 부인도 같은 6월 대회에서 여성부 우승을 차지했다. 클럽 챔피언 대회는 챔피언을 위한 챔피언 대회로 상하이 태양도 클럽의 회원들이 참가자격을 가지며 한, 중, 일, 미 등 세계 각국의 골프 애호가와 실력자들을 만나게 된다.
 
“타지에서 남자가, 그리고 부부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그리 많지 않았어요. 부인에게 골프 회원권을 선물해 주다 부인의 권유로 어느 순간 함께 치게 됐죠. 주말엔 늘 함께 야외로 라운딩을 다닙니다.”

박 대표 부부는 골프 외에도 매일 저녁 식사 후 부인과 함께 1시간여를 꾸준히 걷는다. 건강도 챙기면서 대화도 할 수 있는 조깅 시간이 참 유익하다고 했다. 매일 밤, 그리고 주말마다 부부가 함께 즐기는 스포츠. 그들의 튼튼한 생활 이야기에 나도 어느새 건강해진 느낌이다.
 

 박광의 대표와 부인 유정희씨


47살에 시작한 골프지만 그 이듬해부터 싱글 우승, 2010년 안중근 평화재단 안중근 동상건립 기금마련 골프대회 우승, 2011, 2012, 2013 태양도 골프대회 우승 등 굵직한 대회에서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분명 비결이 있을 터.


“’연습’이상의 비결은 없는 것 같아요. 갓 시작했을 땐 일주일에 4번 이상은 꼭 연습장을 찾았습니다. 평소엔 가볍게 라운딩을 즐기지만 큰 대회에 임할 땐 조금 달라지죠. 골프는 일종의 멘탈운동이에요. 집중력과 평정심이 중요합니다.”

 
연습, 집중력, 평정심… 박 대표가 말하는 놀라운 대회 실력의 핵심 단어이다. 왠지 골프 외에도 또 다른 특기가 숨어있을 것만 같다. 알고 보니 박 대표는 물론이고 아버지, 큰 형 모두 서예가 출신이다. 군대 복무 당시 육군본부 서예 대회에서 1등도 했다. 서예에 정진했을 당시에도 연습량이 많았단다. 정교하고 평점심과 고요함이 필요한 것에 능한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묵직한 에너지와 잔잔한 호수가 떠오른다.
 
“제가 가장 약한 것이 드라이브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가장 자신 있는 것이 드라이브와 어프로치입니다. 정교한 숏게임이 재밌어요. 사실 어프로치 연습을 남들의 3~4배는 했었거든요.”
 
△2013년도 6월 상하이 태양도골프챔피언쉽 4관왕
△2013년도 6월 상하이 태양도골프챔피언쉽 4관왕
 
죽어라 연습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닐 텐데. 입문에서 고수가 되기까지 고비 한번 없었을까.
“자세가 중요해요. 처음엔 불편한 자세로 힘만 이용해서 무작정 공을 쳤어요. 어느 순간 몸이 너무 아파서 잠도 못 자는 정도가 됐을 때도 있었죠. 진통제를 먹어가며 연습했는데 알고 보니 갈비뼈에 금이 가 있었더라구요. 6개월 가까이 꼼짝을 못하고 나서야 바른 자세와 기교의 중요성을 느꼈죠. 그 이후론 더 이상 땅을 치지 않았습니다.”
 
1998년 프로골퍼 박세리의 멘발샷은 아직도 생생히, 뭉클하다. 스포츠에서 ‘명장면, 베스트 샷’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대회에서 영광의 순간을 누린 만큼 자신만의 잊지 못할 순간이 있을 것이다.

“칩샷에 버디가 됐을 때. 싸이클 버디를 했던 그 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죠. 전 아직 홀인원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2010년 안중근 평화재단 중국 상하이위원회에서 개최한 안중근 의사 동상건립 기금마련 골프대회에서 성공한 싸이클버디는 그 어떤 우승보다 제게 의미가 있습니다.”

박 대표는 그 때 그 감동을 또 한번 느끼는 듯한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2010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 수여 받은 트로피에는 ‘애국상’과 ‘싸이클버디’가 진하게 새겨져 있다.

참고로 박 대표는 2010년부터 ‘안중근 평화재단’의 중국 상하이위원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안중근 평화재단은 잊혀진 과거사를 일깨우기 위해 각국에서 여러 행사를 벌인다. 2010년 대회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고 중국 하얼빈(哈尔滨)에서 철거 명령이 떨어진 안중근 동상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기금 마련을 위해 개최됐다. 한국으로 무사히 이전된 동상은 부천 안중근 공원에서 볼 수 있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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