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길지만 너무 맛있어 여러 번 갔다. 라면과 치즈를 추가해서 먹으면 더 맛있다.”
바이두(百度)와 따중디엔핑(大众点评)에 올라온 한국 즉석 떡볶이점에 대한 주된 평이다. 한국 즉석 떡볶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기는 온·오프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이두와 맛집 검색 사이트인 따중디엔핑을 비롯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한국 떡볶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평이 넘쳐나고, 가게 앞에는 길게 줄을 선 중국인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지하 1층에만 크고 작은 음식점이 100개가 넘는 타이캉루(泰康路) 대형 쇼핑몰 르웨광(日月光). 이곳에서 매출 1~2위의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은 놀랍게도 한국 즉석 떡볶이점 ‘떡잔치(德站琪)’다. 떡잔치는 상하이 TV 맛집 프로그램에도 여러 번 소개되며 상하이 젊은 고객들에게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상하이에 한국 즉석 떡볶이 전문점 떡잔치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년 여 전, 떡볶이 인기에 힘입어 4호점까지 오픈했으며 최근 6개월여 사이에는 핫보이즈(HOT BOYS), 이코우(怡口), 신당동(新堂洞), 까오푸치(糕富奇) 등 4개 브랜드가 더 생기며 상하이에서의 한국 떡볶이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즉석 떡복이가 중국인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를 떡잔치 김태석 대표는 한류에서 찾는다. “다양한 한국인의 생활방식이 K-POP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소개되면서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 속에서 만나본 떡볶이가 생소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현지인의 정서를 고려한 전략을 세운 것도 주효했다. 게다가 일반 떡볶이 보다는 맵지 않은 즉석 떡볶이의 특성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쉬자후이(徐家汇) 광치청(光启城)에 위치한 핫보이즈의 손문섭 대표는 “한국적인 맛을 유지했지만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용기 사용해 거부감을 줄였다”고 말한다.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비싼 임대료 부담에도 과감하게 중심 상권에 진입한 것도 공통적인 성공 요인이다. 여자친구와 매장을 찾은 장첸즈(姜乾之) 씨는 “깨끗한 음식과 위생적인 환경이 맘에 든다”며 “즉석 떡볶이는 처음 먹어보지만 치즈맛 떡볶이가 입맛에 맞다”고 웃으며 대답한다.
중국인에게 친숙한 불고기 떡볶이와 매운 맛을 덜어주는 치즈 떡볶이는 최고 인기 메뉴다. 매운 입맛을 달래주는 한국산 바나나 우유도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한 매장에서 하루에 바나나 우유가 500개가 넘게 팔린다는 것이 관계자의 귀뜸이다. 즉석 떡볶이가 한식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며 한국 식품의 저변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인기에 만족한다면 지금의 열기가 사그라지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충언도 잇따른다. 즉석 떡볶이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장을 찾은 고객 중 대다수는 처음 방문한 고객들이다 보니 다양한 사리를 이용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방문 후기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떡볶이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중국 고객이 저렴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가격인 만큼 좀더 세련된 환경과 서비스가 반드시 동반될 것, 고객의 성향과 특징을 분석해 친고객형 서비스 메뉴얼과 추가 메뉴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떡볶이 브랜드가 생겨나면서 치열한 경쟁단계에 돌입한 한국 즉석 떡볶이가 불고기, 비빔밥, 김치로 대변돼온 한식 이미지를 좀더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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