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작가 김성희 박사

[2012-07-06, 18:51:35] 상하이저널
 上海兰桢服饰有限公司 대표 및 천연염색 관련 특허를 가진 동화대 박사, 상해한인여성경제인회 전 회장, 중국 정부의 'New Product' 수상자, 그리고 다수의 책을 집필•번역한 저자. 6월 27일(수)부터 7월 15일(일)까지 상하이한국문화원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개인전을 진행하는 천연염색 작가 김성희 박사의 프로필은 화려하다. “많은 활동을 하셨네요”하는 기자의 너스레에 그녀는 넉살 좋게 웃는다.

사실 김성희 박사는 이미 2007년 한차례 인터뷰를 통해 상하이저널 독자들과 만난 적 있다. 그쯤을 전후로 설립한 회사가 벌써 5주년을 맞았단다. 5년 전 일본에서 우연히 시작한 전시회를 해마다 여는 게 이제는 큰 활력소와 동기부여로 작용한다는 그녀. 제품 하나하나가 다 소량 제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시회를 열기 한 달 전부터 부단한 노력의 준비가 있었다고 귀띔해줬다.

그녀가 준비한 이번 전시회의 테마는 ‘천연염료 염색의 슬로우(SLOW) 패션과 생활’이다. 기자, 패스트 푸드는 들어봤어도 슬로우 패션은 처음 들어 본다. “21세기 우리는 빨리(FAST)의 문제와 위기에 직면해 있어요. 그래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윤리, 자연 규칙, 품질 안전 등의 문제를 무시하는 현상이 발생하죠. 슬로우 패션이란 결국 전통적인 기술과 예능을 전수받아, 자연 법칙에 순응하며, 규칙을 따르고 품질과 생산 안전을 중시하는 이치에 맞는 제조를 하는 거에요.”이렇게 완성된 슬로우 패션의 제품들은 하나같이 인간과 자연이 먼저 사랑을 갖는 친환경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한다.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옷도 건강해질 수 있는 거죠.”

김성희 박사는 그러나 어렸을 때 자신이 이러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교 1학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교수님이 말씀 하신 ‘이제 중국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말도 그때는 크게 다가오지 못했다고. 그 뒤 중국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며 중국 전통문화를 이론적으로 풀려 했던 그녀는 독창적인 자연색을 띠는 천연염색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가끔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아 실망할 때도 있지만 그러므로 자연 그대로를 입은 의류와 침구류 등 생활용품 하나하나에 애착이 깊다고 밝혔다.

“사실 처음에는 회의도 많았어요. 아직 한국에 비해 천연염색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하는 타국에서 ‘이 어려운 길을 계속 가야 할까’하는 느낌도 받았지만, 5년 동안 떳떳이 해온 부분에서는 주위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이 기회를 빌려서 상하이한국문화원장님과 5년 동안 같이 해준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전시회를 열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성희 박사는 “이런 방식으로 고객을 만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마니아들이 항상 찾아 주셔서 방문객의 수는 크게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녀의 노력을 아는지 오는 12일(목)에는 중국 로컬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염색 실습 체험을 하러 온다고 한다. 더워진 여름 쉽게 끈적거리지 않는 천연염색의 장점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을 그녀가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하면 과장일까.

천연염색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자신부터 집에 있던 옷장을 친환경적인 옷들로 가득 채웠다는 그녀. 그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방문객들이 번잡한 도시 안에서 편안하게 차 한 잔 마시러 놀러 올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전하는 자가 아름답다’는 말처럼 뜨거운 열정을 안고 끝없이 전진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도전을 응원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건우 (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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