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 집단폭력 교민사회 ‘시끌’

[2011-11-27, 23:25:52] 상하이저널
지난 달 27일 구베이 한 건물 8층 옥상에서 한국학생 8명이 모여 한국 여학생 한 명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피해자 부모가 일부 가해자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를 찾아가 가해자로 지목된 한 여학생을 학교 식당에서 폭행해 교민사회에 큰 이슈가 됐다.

폭행에 가담하거나 현장에 있던 해당학교 학생 4명은 권고전학과 정학처분을 받았고 상대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한 여학생의 부모는 학교에 찾아와 폭행을 행사한 학생 어머니를 경찰에 고소했다.

아들이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해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다는 학부모 A씨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집단 폭력 가담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가해자 학생을 찾아가 딸 대신 때려준 엄마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자녀 둘을 둔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부모들간의 미숙한 대응으로 어른 싸움으로 커진 경우라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학교까지 찾아서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교민들은 끊이지 않는 일부 청소년들의 폭력 행위로 인해 학업에 열심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번 폭력관련 학생들 대부분이 나홀로 조기유학이 아닌 부모가 있는 한국학교 학생이다 보니 대학입시와 관련된 학교이미지와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피해와 학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현재 소속은 상해한국학교지만, 한국학교에서 폭력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전학을 온 후 단기간에 폭력 문제를 일으켜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밝힌다.

한편, 사후약방식의 처벌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폭력건이 발생했을 때 처벌에만 관심이 쏠릴 뿐 그들의 고민과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 줄 창구는 어디에도 없다. 최근에는 상하이에도 전문상담가들이 청소년심리상담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범교민 차원의 방안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내에 있는 ‘청소년선도위원회’에 모든 기대를 걸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작년 5월에는 총영사관, 한국상회, 학교, 학원 등이 함께 ‘청소년 폭력대책 위원회’ 발족을 시도했지만 유야무야 마무리됐다. 재작년에는 한국상회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전화’가 있었지만 좁은 교민사회 특성상 신분 노출을 걱정해 실제 문의가 거의 없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과 스트레스 해소의 장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반면, 작년 12월에 결성된 상해 멘토링 후원회는 상해한국상회가 주축이 되어 상하이에서 홀로 유학중인 고등학생들을 위해 올바른 가치관 속에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자 결성된 단체다.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단체는 아니지만 꾸준한 멘토링 활동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청소년 책모임 ‘씨앗’이 주최하는 청소년 공개강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 초청 강연을 열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이처럼 각자 영역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보다 광범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제는 총영사관, 한국상회(한국인회), 한국학교를 비롯해 학교와 상관없이 학생들이 모이는 학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름만 걸어 놓고 사진찍는 행사에만 얼굴을 비치는 인사들보다는 청소년들과 교감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봉사자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존재만으로 기쁨이었던 아들, 딸들이다. 어른들 욕심으로 소원풀이의 도구로 만들어 우리가 자식들을 방황의 길로 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한 학부모의 말이 새삼 더 다가온다.

한편, 청소년 폭력이 이웃 얘기로만 생각하다가 막상 우리 아이에게 닥치면 가해자나 피해자나 어떤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인지 모르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청소년 폭력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한다. 청소년기의 상처는 깊고 오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소재 한 학원에서 강사로 재직중인 E씨는 “영어 좀 잘하고 학교 성적만 좋다고 인성 교육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를 문제없이 넘기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평소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D씨는 아들이 학교를 가기 싫다는 말에 깜짝 놀라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놀랍게도 친한 친구이자 학교에서는 모범생으로 불리는 친구와 다른 또래들에게 불려나가 집단 폭행과 갈취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이 아니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침착하게 아들에게 대응법을 알려주었고 그 이후로는 재발없이 지금까지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며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내 자식은 아닐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조숙해지고 영민한 요즘 청소년들을 겉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뜨릴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럼, 만약 우리 아이가 폭력을 당했거나 가담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전문가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
자녀에게 비난보다는 정서적 지지와 격려를 해주고 문제를 끝까지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심어주자. 빠른 시간 내에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 상황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가해 학생의 신분을 확인한다.
-문제가 경미한 경우, 자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가해자를 직접 만나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받도록 격려한다.
-피해사실이 큰 경우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했는지 얼마 동안 일어난 일인지 자녀에게 물어서 작성한다.
-자녀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보건 교사나 의사에게 자문을 구하여 피해사실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준비한다.
-주변 친구의 증언과 물증(사진과 녹음 등) 다친 경우, 의사의 진단서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한다.
-자녀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학교 폭력에 가담한 경우
학교 폭력의 피해자에게 치료와 보호가 필요하듯이 가해자는 상담과 교육을 통해 학교 폭력 행동이 습관화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피해 학생의 고통을 이해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학교 폭력 가해 경험은 청소년 비행이나 일탈을 초래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으면서 동시에 학교 폭력 가해 경험으로부터 시작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끊을 수 있는 효과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자녀가 학교 폭력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모른척 하거나 감싸기보다는 잘못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자녀가 폭력을 행사한 주변상황과 근본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오랜 구조적인 원인(가정문제, 형제문제, 성격장애 등)인지를 파악한다. 내 자녀와 함께 학교 폭력에 참여한 학생이 있는지 확인하고 관련 학부모와 긴밀하게 협조한다.
-자녀에게 피해 학생의 피해상황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고 자녀가 피해 학생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게 한다.
-자녀가 피해 학생에 정식으로 진심으로 사과하게 한다, 자녀가 인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피해 학생의 진술서나 친구들의 증언서를 제시한 후 자녀와 대화한다.
-피해학생의 피해를 확인하고 치료나 배상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다.
-피해학생의 고통과 괴로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때로는 역할극을 포함한 다양한 상담활동을 통해 피해 학생의 상처를 생생하게 경험 하도록 돕는다.


자녀의 폭력 피해 체크리스트    -출처: 학교폭력예방지침서(청소년폭력예방재단)
다음은 자녀의 폭력 및 따돌림의 피해 정도를 알아보는 체크리스트이다. 평소 관찰한 자녀의 모습을 생각하여 체크해보자.

 

항목

3회이상

2회이상

1회이상

전혀없다

1. 비싼 옷이나 운동화 등을 자주 잃어버린다.

3

2

1

0

2. 다친 상처나 멍 자국을 자주 본다.

3

2

1

0

3. 공책, 일기장 등에 죽고 싶다’. ‘죽어라등의 낙서가 쓰여 있다.

3

2

1

0

4. 돈을 필요이상으로 요구하거나 몰래 훔쳐간다.

3

2

1

0

5. 몸이 안 좋다고 하며 학교 가기를 꺼려한다.

3

2

1

0

6.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며 친구의 전화도 싫어한다.

3

2

1

0

7. 갑자기 전학, 또는 이사 가자고 한다.

3

2

1

0

8. 평소보다 갑자기 성적이 떨어진다.

3

2

1

0

9. 도시락을 안가져 가려고 한다.

3

2

1

0

10. 풀이 죽어있고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3

2

1

0

총점

 


 
진단 및 대처방법
* 1~10점: 자녀가 학교 생활을 할 때의 어려움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필요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다.
* 11~20점: 학교 폭력 피해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녀의 피해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녀가 겪고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해 최대한 이해하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해야 한다.
* 21~30점: 매우 위험한 학교폭력의 피해자이다, 즉시 전문가(전문기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며, 자녀는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되고 불안할 수 있다, 아이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고 위로, 지지, 보호해야한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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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수 1

  • kaka 2011.11.30, 10:00:45
    한국학교 식당에서 학생을 때리는 어이 없는 일에도 식사 중이시던 선생님들은 뭐하시는 분들인가요? 참 어이 없습니다. 밉던 곱던 내 울타리 안에 있는 학생인데 겨우 원어민 선생님이 말리셨다는데 한국학교 선생님들 책임 소재는 누가 따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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