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경력을 속이거나 부풀려 항공기를 운행해온 조종사가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민항총국은 지난 2008~2009년 2년간 조종사 자질에 대한 조사결과, 200여 명이 비행 경력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선전(深圳)항공이 103명을 차지, 이는 선전항공사 전체 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력을 위조 또는 허위 기재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치준(张起淮) 중국민항관리간부학원 교수는 “조종사가 경력을 속이는 것은 흔이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항총국이 이 같은 문제점과 관련해 일부 항공사들에 경고를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경력을 속인 조종사 대부분은 항공학교에서 방출된 후 항공사 시험을 거쳐 입사한 경우와 조종사교육학교에서 학원생들의 훈련시간, 실제 비행경력 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경력을 부풀린 경우였다고 베이징신보(北京晨报)가 보도했다.
한 민간항공사의 고위관리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이직 과정에서 경력을 위조하거나 부풀리고 있으며, 일부는 군용 비행기 조종사에서 민간 항공사로 옮겨오는 과정에 비행 경력을 위조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헤이룽장(黑龙江)성 이춘(伊春)시에서 추락한 허난(河南)항공 사고 여객기 조종사 치취안쥔(齐全军ㆍ40) 기장도 군용 비행기를 몰다가 2003년 민간항공 조종사로 전직했다. 익명을 요구한 선전항공의 한 기장은 “치취안쥔이 선전항공의 기장 시험에 응시했다가 자격 미달로 떨어진 적이 있다”면서 “어떻게 허난항공의 기장시험에는 합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리자샹(李家祥) 민항국 국장은 승무원 특히 기장 및 정비, 항공관리, 운행 기술 인력의 자격을 조사해 기준에 미달할 경우 보강 연수 또는 보직을 강등시키거나 해제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민항 당국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각 항공사들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민간 항공업은 연간 12~14%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조종사가 되기까지 8~10년이라는 교육과정이 필요한 조종사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조사에서는 2015년 중국은 조종사 1만 8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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