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뺨 맞고, 한류에 눈 흘긴다?

[2017-02-13, 09:25:12]

 


 

저장성 TV가 8월 16일에 방영한 중국 예능프로그램, '도전자연맹(挑战者联盟)'과 장쑤성 TV의 예능프로그램인 '개세영웅(蓋世英雄)'을 본 한국 시청자들은 고갤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가수 황치열이 출연한 '도전자연맹'에서 거의 다 편집돼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심지어 정면으로 찍힌 그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거나 로고로 가려졌다. '개세영웅'에서 프로듀서로 출연해 큰 호응을 얻은 싸이는 방송 포스터 속에서 사라졌고 그와 함께 출연한 ‘아이콘’, ‘몬스타엑스’ 등 많은 한류스타들 역시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거나 알아볼 수 없게끔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중국의 반한적 태도가 국내 사드(THAAD)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중국은 사드 배치에 관해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정말 금한령(禁韓令, 한국 연예인 출연 금지령)은 사드 배치 때문인 걸까?
 
사드(THAAD) 배치란?
사드(THAAD)는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missile의 약자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이다. 사드는 성층권 이상의 고도에서 날아오는 적국의 미사일을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여 격추시킬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이다. 사드는 현재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속도와 정확성도 높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병력,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방어와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는 북한군 무기체계, 미군 미사일 체계, 우리 군 미사일 체계, 절차, 통제 방식, 운영 방침, 비용 또는 입지 선정과 같은 많은 측면들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국내외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사드 배치는 공격력 무기가 아닌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이다. 이렇듯, 겉으로는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반대할 만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해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동아시아의 패권 경쟁으로 볼 수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 “상호적 합의에 의해(SOFA 협정)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 공군을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락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이는 즉, 군사 또는 무기 배치는 미국에 권한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권은 크게 국가의 경제와 군사력으로 인해 결정된다. 중국은 이 조약에서 명시된 것과 같이 동아시아 군사력 부분에서 미국에 밀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중국은 만일 미군 기지에서 엑스 밴드 레이더가 추가될 경우 중국 전역을 감시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적대적이다. 결국, 중국은 국내 사드 배치 사태를 동아시아의 패권 경쟁의 일부분으로 보고 미국이 북한이 아닌 동북아 전체를 손안에 거머쥐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다.
 
강렬불만, 견결반대 剛烈不滿 堅決反對
한미가 사드 배치를 발표하자 중국은 "강렬불만, 견결반대"라는 성명을 내놨다. 이는 "매우 불만스럽고, 단호하게 반대한다"라는 뜻으로 중국의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중국 인민 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한국 상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금지해야 한다는 경제 보복을 주장했다. 현재 중국 SNS에서는 한국 제품 불매, 한국 여행 제재 등 반한 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큰 열풍을 가지고 온 '태양의 후예', 케이팝 공연과 팬미팅 등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한류 제재가 꼭 사드 배치 때문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중국의 한 관계자 역시 한류의 제재가 사드 배치와 무관하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꼭 사드 때문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 태양의 후예와 같은 한류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자국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우리 입장에서도 현시점은 방송, 제작, 배우, 감독 등 한중 문화 교류에 대한 여러 문제들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검토할 수 있는 좋은 시기가 될 수도 있다.
국내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의 선은 긴장감으로 팽팽해졌다.  중국이 국내 사드 배치를 꼬투리 삼아 계속해서 한류를 보복 대상으로 삼을지 우리는 앞으로도 이 상황을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중국 방송사는 사드 배치를 핑계 삼아 한류를 손아귀에 거머쥘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한류는 중국 시장에 넘어갈 것이다. 이 때문에 현 방송사나 기획사들의 현명한 대처가 시급하다.

 

학생기자 조은빈 (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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