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⑧] 달콤하고 쌉쌀한 다크초콜릿 같은 인연 '첨밀밀'

[2011-10-14, 15:03:38] 상하이저널

•‘甛蜜蜜’(Comrades: Almost A Love Story, 1996)
•감독: 진가신
•출연: 여명(여소군), 장만옥(이요)


"사랑은 찾고자 해서 찾아지는 게 아니고 쫓아간다고 잡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소리 없이 옆에 와서 서 있는 것이 사랑이다."

인연이란 영화 같은 것.. 사랑도 운명도 성공도 영화처럼 인연으로 다가온다.

 
1986년 중국발 홍콩행 열차 속에서 대만 최고의 가수 등려군(邓丽君)을 좋아한다는 것과 자신의 꿈을 위해 홍콩으로 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여소군(여명 분)과 이요(장만옥 분)의 운명적 만남은 시작된다. 그러나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그것뿐이다. 낯선 홍콩의 거리에 떨어진 두 사람은 길 잃은 유성처럼 서로 의지하고 그리고 사랑으로 빠진다. 그러나 이요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장사를 시작하지만 실패하고, 빚을 지게 된다. 그런 이요에게 돈 많은 암흑가 보스 표형이 나타나고, 이요는 여소군의 곁을 떠나고 만다. 1990년, 표의 애인이 된 이요는 여소군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여소군과 3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세월을 거스른 듯 서로의 감정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사랑을 위해 새로운 곳으로 도피를 계획한다. 그러나 이요의 애인 표에게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나고 이요는 결국 표와 함께 떠나 버리고 희망을 잃은 여소군은 소정과도 헤어지게 된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1996년 뉴욕. 막연한 운명적 이끌림을 따라 뉴욕으로 오게 된 여소군은 거리를 걷던 중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재회한다.

“처음에 홍콩에 왔을 때, 낡은 작업복 걸치고, 하루에 세 그릇씩 가득 먹고, 누우면 잠들고 눈뜨면 일했지만, 사는 게 즐거웠어.”

 
첨밀밀은 애틋한 10년간의 사랑을 말하고 있는 멜랑꼴리한 영화이지만 돈을 모으고 성공하기 위해 고달프게 사는 10년간의 인생이야기도 하다. 하지만 여소군과 이요의 하루하루는 남루하지 않다. 순박하고 순수한 여소군을 가끔 이용하기도 하고 약삭빠른 이요지만 마음속엔 따뜻함이 있다. 하루에 두 가지 일을 하고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게 유일한 낙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며 흥얼거리는 등려군의 노래엔 사는 재미가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사는 목적이 있다. 설령 그것이 신기루 같은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영화 ‘첨밀밀’은 인연에 대해 말한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지만 사는 이유가 ‘사랑’일 때 이요와 여소군은 우연처럼 다시 만난다. 그 둘의 유일한 공통점이자 가장 순수한 이유인 등려군 앞에서.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겠지~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쌉쌀한 초콜릿같은 인생이지만 쌉쌀함 속에 느껴지는 진한 달콤함 때문에 사랑이 크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첨밀밀’처럼 달콤한 인연을 만들어 줄 하루를 상하이에서 즐겨보자.

Theme 1
1986년 홍콩드림의 첫 만남
‘麦当劳(McDonald)’
 
 

‘코카콜라’ 라는 발음부터가 어색했던 촌놈 여소군을 탐탁지 않게 바라보던 요이의 만남. 이젠 세련됨의 대명사 같은 멋진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가 많지만 그 시절엔 맥도널드도 그랬다. 처음 중국에 와서 ‘麥當勞’라 말하고 ‘可口可乐’라고 낯설게 발음하던 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1986년엔 패스트푸드와 반대되는 슬로우 푸드 슬로건이 걸리던 해이고 ‘빅맥지수’(영국의 경제전문지‘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각국의 물가수준과 통화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지수로, 미국 맥도널드사의 햄버거 제품인 ‘빅맥(Big Mac)’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라는 말이 생긴 해이기도하다. 여소군에게 맥도널드 햄버거는 홍콩 드림의 상징이었다.

Theme 2
 
만남과 엇갈림의 1990년 미국… 퓨전 중식이 돋보이는 ‘강리찬팅(港丽餐厅)’

영화‘첨밀밀‘만큼이나 매혹적인 퓨전 중식을 즐길 수 있는 강리찬팅(Charme restaurant). 중식 본연의 맛을 벗어나지 않은 퓨전중식으로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강리찬팅에서 골라보는 가을에 어울리는 ‘Charme menu 4’

 
香煎藕饼(26元)
연근사이에 양념한 고기를 넣고 꼿꼿이 지진 맛이 고소하다. 아삭한 연근 맛에 찰지고 부드러운 다진 고기가 잘 어울리지만 간이 심심할 땐 곁들어진 칠리소스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찬바람 불 땐 지지미가 최고인 듯.
 
锅巴胡椒干煸虾(58元)
누룽지탕인데 걸죽한 소스가 없다. 챠~악 소리에 입맛을 다셨다면 이건 뭔가? 하겠지만 바삭하고 꼬숩게 튀겨진 누룽지와 짭짤하고 바삭하게 볶아진 새우를 곁들어 먹는 맛이 잘 어울린다.
 
蟹粉扒原只高山娃娃菜(45元)
배추의 원산지는 중국이라고. 그래선지 배추를 다양하게 요리하는 법도 다양하다. 중국배추는 볶아먹거나 쪄먹으면 달큰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 배추잎 겹겹이 양념한 고기를 넣어 부드럽게 쪄내서 영양 면으로 부족이 없고 맛도 부드럽다. 요리를 담백하게 즐기는 분에게 강추.
 
腿耳金蒜蒸丝瓜(32元)
가운데 씨가 커다랗게 박힌 오이도 가을에 자주 보인다. 껍질을 얇게 벗겨내고 살짝 쪄낸 후 마늘소스 올리면 훌륭한 요리가 된다. 한입크기에 색감도 곱지만 급하게 젓가락을 대면 입천장 데기 쉽다. 호호~불면서 드세요.

Theme 3
1996년 여소군과 요이, 재회하는 순간
빛바랜 필름 같은 추억의 공간 ‘코티지샵(老麦杂货铺)’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다. 빛바랜 필름처럼 영화‘첨밀밀’의 연인은 오늘도 영화팬들의 추억에 살아있다. 여소군과 요이가 함께 바라보던 TV는 골동품 가게에나 가야 볼 수 있지만, 오래된 물건에서 느끼는 추억은 언제나 ‘어제’ 같다.
 
 
 



  
▶서혜정: 쓰던 물건, 입던 옷인데 비싸다고 생각했던 코티지샵. 추억과 시간이 묻어 있어서인가. 손때 묻은 물건에서 시간을 덤으로 얻은듯했다.

 
 ▶박지민: 인기있는 만큼 어떤 음식을 먹어도 다 기본 이상. 광둥요리인 만큼 전반적으로 달콤한 맛이라 아이들도 좋아할 듯..



▶김나래: 보는 순간 이미 배고파 버리는 느낌이다. 본능적인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 음~!! 감탄소리를 연발케 만든 맛, 이름 그대로 "Ch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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